바이링구얼 교육 - 3

by 무념

한 명의 사람과는 한 가지 언어로만 대화하는 원칙.


다시 말하면 아이와 있을 때 나는 하루 종일 일본어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솔직히 말해 향후 활용성 측면에서 이왕이면 한국어-일본어 바이링구얼 보다는 한국어-영어 바이링구얼로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바이링구얼 교육을 위해 24시간 일본어만 말하기 시작한 지 이틀 지났을 때 일본어로 하기를 잘했다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하루 종일 외국어로 대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상술한 대로 영어 또한 학창 시절 흥미를 갖고 꽤 잘한 편이었으며 일본어보다 더 어린 나이부터 할 줄 알아왔고,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가 뭘 얼마나 고급진 말을 한다고 마음먹으면 영어로 못 할 이유는 없을 법도 싶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 있던 일본어조차 24시간 모든 걸 다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일단 살아오면서 하루 종일 일본어만 하면서 살아올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예전에는 나 홀로 몇 주씩 일본 여행을 자주 다녔었는데 일본으로 여행 가면 하루 종일 일본어만 쓰는 것은 맞지만 파트너가 없으므로 끊임없이 대화하지는 않는다. 주말 같은 때는 아이와 끊임없이 (물론 아직까지는 일방적으로 내가) 대화를 한다. 그에 따른 익숙하지 않음이 크다.


- 말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한국어가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 했을 때, 바이링구얼 교육을 시작할 정도라면 일본어가 90점대는 넘겠지만 100점까지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모르는 표현이 있고 단어가 있다. 우리가 흔히 단어장에서 보는 책상 / 평화 / 숲과 같은 일상 단어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 같은 경우에는 드물긴 했지만 가끔씩 모르는 단어를 말해야 하는 상황에 평소보다 말 수가 줄어들거나 재빨리 사전을 찾거나 했다.


이런 부담감들이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인데 시작하기 전에 예상하고 각오했던 것보다는 더 크게 다가왔다. 영어로 바이링구얼 교육을 시도했다면 얼마 못하고 포기했겠구나 싶었다.


내가 찾아본 자료들에서도 부모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언어가 더듬더듬 자신 없게 하는 영어보다 바이링구얼 교육 측면에서는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바이링구얼을 어떤 외국어로 하는지는 바이링구얼 교육의 이점을 형성하는 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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