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권이란

by 무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책은 은행의 어떤 개념을 집중탐구하고자 하는 취지로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개념에 대해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적인 것조차 모르고 있어 은행에 가서 처음 그 단어를 접하게 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처음 설명을 듣는 것과 어느 정도 알고 가서 듣는 것과는 당연히 이해도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앞에 앉아있는 은행원들만큼 알 필요는 당연히 없다. 그냥 어떠한 개념에 대해 필요최소한으로 이 정도는 알고 은행에 가야 설명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손해보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사전조사 및 상식 쌓기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담보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우리가 담보로 제공하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우리에게 대출을 해준다. 그럼 담보로 잡는다는 행위가 필요한데 그것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때 담보로 제공하는 물건의 종류나 1금융권인지 여부나 설정시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현재는 보통 120% 또는 110%의 근저당을 설정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 (1금융권 110% 근저당권)을 1억 받는다고 했을 때 근저당은 110,000,000 원을 잡는다는 뜻이다.


대출이 부실 나서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미수이자나 이미 들어간 부대비용 등을 받기 위해 원금의 100% 이상으로 잡는 것이다. 예전 글의 LTV챕터에서 설명한 담보인정비율을 곱한 것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게 경매로 넘어갔을 때 이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아 배당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퍼센트를 미리 곱한 것에서 대출 한도를 계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대출을 받을 때 나가는 수수료들이 있다. 대출 신청을 해서 주택담보대출 5억이 실행됐다고 하면 우리의 통장에서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1. 5억이 통장에 입금된다.

2. 인지세 (1억 이상은 고객부담 75,000 원)가 출금된다.

3. 채권할인비용 55만 원 정도(대략 설정금액 1억당 10만 원 정도이므로 5억의 110%인 550,000,000 원에 대해 계산)가 출금된다.


인지세는 고객과 은행이 반 씩 내는 세금이니 논외로 하고 채권할인비용은 무엇이길래 이렇게 많이 빼가는 것인가.


채권할인비용은 주택을 구입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을 때 정부에서 주택 사업 등에 조달하기 위한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드는 비용이다. 보통 국민주택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구입했다가 즉시매도하여 차액만 내는데 이게 위에 예시한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채권 시세는 매일매일 달라지고 최근에는 채권이 과거 수년 전에 비해 많이 올라있어서 금액이 꽤 부담스러운 편이다. 집을 살 때 필요한 돈을 계산할 때 드는 집 값 외의 비용들 (선수관리비 부동산복비 등)에 이 부분은 몰라서 놓치고 계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대출 금액에 따라서는 어쩌면 적은 금액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자금계획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근저당의 말소는 뭐고 감액은 무엇일까?

근저당은 쉽게 말하면 껍데기 같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알맹이인 내 대출금을 받기 위해 110(120)%의 껍데기를 집에다 씌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그렇다면 알맹이를 다 갚았거나 일부를 갚았을 때 껍데기는 어떻게 되는가?

정답은 '내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변화가 없이 그대로'이다.


가령 1억의 주담대를 받으면서 110,000,000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내가 반인 오천만 원을 갚았다. 하지만 향후 다시 그만큼의 대출을 받을 예정이 있는데 (한도가 그때 가서도 또 나온다고 가정) 그때마다 근저당을 돈 들여서 줄였다 또 설정했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근저당을 감액하지 않고 놔두는 것이 가능하지만 예를 들어 집에 세입자를 받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등기부등본은 누구나 열람 가능한데 내 집에 들어올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 대출이 1억 그대로이든 반을 갚았든 전액 갚았든과 상관없이 근저당은 110,000,000 원 그대로 보이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을 때 한도가 덜 나오거나 만약 세로 들어간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할 경우 불이익을 보게 되므로 실제 대출금액에 맞게 감액을 요청할 것이다.



말소는 대출을 다 변제하고 근저당의 껍데기를 없애서 등기부등본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것과 반대 케이스로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예정이 없거나 집을 팔았을 경우 많이 진행하게 된다.



말소와 감액에는 비용이 든다. 근저당 관련해서는 설정할 때도 감액할 때도 말소할 때도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걸 누가 내는지는 각각 다르다. 그냥 필요한(아쉬운) 사람이 낸다고 보면 외우기 편하다. 근저당 설정은 은행이 필요하니까 하는 것이고 그래서 비용은 은행이 낸다. (위에서 말한 채권할인료는 엄밀히 말하면 근저당설정비용은 아니다.) 액과 말소는 우리가 필요해서 하는 것이므로 우리가 비용을 내게 된다.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근저당 한 건당 기본이 4~5만 원이고 여러 건을 동시에 할 경우에는 곱하기 건 수 한 것보다는 조금 싸다. (예 : 근저당 한 건 말소는 4만 원이지만 두 건에는 6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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