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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CCO Dec 05. 2023

자네, 창극을 아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닿는 과거의 이야기, 창극

눈을 뜨면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는 21세기에 우리의 오랜 공연 문화인 판소리나 전통음악은 지루함이라는 오명을 쓴 채 대중에게 외면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판소리를 토대로 한 공연 장면이라면 믿겠는가?

좌: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 우: 창극 <패왕별희> (c) 국립극장

이 사진들은 판소리를 음악극의 형태로 만든 창극의 공연 장면이다.



창극이 걸어온 짧지만 굵은 길


창극은 판소리 명창들에 의해 20세기에 이르러 생겨났다. ‘전통’이라는 키워드가 붙는 것 치고는 비교적 신생 장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창극의 뿌리는 판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 판소리는 소리꾼 한 명이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노래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명창과 고수의 판소리 공연 장면 (c)국립극장

소리꾼은 노래인 ‘창’와 더불어, 상황을 설명하거나 인물의 심정을 말하는 ‘아니리’와 몸동작 ‘발림’이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내고, 고수는 북소리에 추임새를 더하며 흥을 돋운다.



조선시대에 등장하고 유행했던 판소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위축되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커질 무렵, 판소리 역할극이라는 형식이 등장했다.


이전 판소리에서 한 명의 소리꾼이 전체 이야기를 풀어 나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역할을 나누어 ‘분창’을 하는 형태가 판소리 역할극에서부터 도입된 것이다.


판소리 역할극의 발전은 곧 창극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c)국립극장

1962년 국립극장 전속 국립창극단이 창설되고, 창극은 음악적 요소에 의상, 안무, 연출을 더한 종합 예술극의 형태를 띠게 된다.



창극 <청> (c)국립극장

초기의 창극은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의 전통을 이어나갔지만,


최근 10여 년 간 등장한 창극들은 그 내용과 형식의 측면에서 혁신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창극 <정년이>의 공연 장면 (c)국립극장

역사와 실화를 바탕으로 소외된 여성 예술가의 연대를 다룬 <정년이>는 최신 창극이 다루는 동시대적 주제를 보여준다.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c)국립극장

한국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 다양한 작품들을 재해석하고 각색한 작품들도 있다. <리어>, <베니스의 상인들>, 그리고 <트로이의 여인들> 모두 서양에서 고전으로 칭송받는 극에 한국의 전통적인 멋과 소리를 입혀 재탄생시킨 작품들이다.


좌: 창극 <심청가> (c)국립극장

소리꾼들의 절절한 목소리에


창극 <심청가> (c) 국립극장

작품의 서사를 시각화한 의상과


창극 <춘향> (c)국립극장

극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무대 장치가 어우러지는 창극.


창극의 시청각적 즐거움은 서양의 뮤지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등장하여 끊임없이 변화해 나아가는 창극이야 말로 그 어느 장르보다 과거, 현재, 미래를 이으며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자 노력하는 장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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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CCO 예코 콘텐츠기획팀 백이현, 심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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