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한 주말 오후. 냉장고를 열어보니 겉이 갈변해가고 있는 양배추가 있었다. 상하기 전 먹어치워야겠다는 생각에 양배추를 꺼내 겉만 살살 잘라내었다. 많은 양배추를 먹어치울 때는 역시 토스트만 한 것이 없다. 마침 식빵도 있겠다 양배추 듬뿍 길거리토스트를 만들어먹기로 했다.
먼저 채칼에 양배추를 모조리 채쳐주었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당근도 같이 채쳐주었다. 평소에 잘 먹지 않는 당근도 토스트에 넣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계란 두 개 톡톡 깨고 소금 두 꼬집 넣어 잘 섞어주었다. 네모난 프라이팬에 적당히 기름을 두르고 살짝 달궈주었다. 적당히 온도가 올라갔을 때 반죽을 모두 넣고 모양을 잡아주었다. 크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반으로 잘라 겹쳐주면 뒤집기도 편하고 도톰하고 알찬 속을 먹을 수 있다. 약불에 속까지 익을 수 있게 두고 그 옆에 식빵을 올려 구워주었다. 이때 버터를 두르면 더 고소하고 맛있는 토스트를 먹을 수 있다. 다 구워진 식빵에 계란을 올리고 설탕과 케첩까지 뿌리면 완성이다.
대학교 다닐 때 버스정류장 앞에서 아침에 토스트 사 먹고 후다닥 올라갔던 게 추억이었는데 요즘은 길거리토스트가 많이 안 보여서 아쉽다. 프랜차이즈 토스트도 물론 맛있지만 길거리토스트만의 투박함이 정말 매력적이다. 남은 하나는 막둥이 오면 간식으로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