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시 생각난 날

소중한 것들과의 이별

by 세아

소중한 것들은 우리를 떠나고야 만다. 언제나, 예고 없이.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도 언제나 나를 떠났다. 매번 내가 예상하지 못한 때에. 이제 별로 안 소중해져 제발로 날 떠난 것들도 있었고 이 세상의 전부이자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된 것들이 나를 떠난 적도 있었다. 생물은 언제나 늙어가고 나는 그 늙음이 무섭다. 아직 미처 젊다는 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지만 늙어가는 게 무섭다. 내 주변에서 멀쩡히 살아있는 것들이 한순간에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릴때면 공간의 일부가 파괴된 기분이다. 영원히 다시 매꿀 수 없는 공간이.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슬픔을 가지고 남들은 잘도 살아간다. 슬픔을 발판 삼기도 하고, 잠시 잊기도 하며, 가끔 그리기도 한다.

그 슬픔을 발판 삼는 내가 무섭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의 죽음을 가지고 글을 쓸 생각을 한다는게 싫다. 글을 쓰면 소중함이 글에 담겨나와 내 머릿속에서 빠져나갈 것 같아 두려우면서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갔으면 싶은 마음이다. 이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죽음을 밟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삶을 향한 갈망이 얼마나 큰 건지 짐작도 할 수 없다. 하루 살고 또 하루 사는 날들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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