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만한 저 환한 달은
어찌나 환한지
축 늘어졌던 내 기분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린다
잠깐 스쳐간 설렘과 쾌락도,
한참을 반복되는 좌절과 실패도
저 동그랗고 매끈한 달을 바라보고 있자면
모난 마음도 동글동글해진다
하늘이 가장 높은 어느 날 밤에
너와 함께 벤치에 앉아
동그랗고 환한 달을 보는 상상을 하면
너인줄 알았던 낙엽이
툭,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