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의 빛

by 세아

손톱만한 저 환한 달은

어찌나 환한지

축 늘어졌던 내 기분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린다

잠깐 스쳐간 설렘과 쾌락도,

한참을 반복되는 좌절과 실패도

저 동그랗고 매끈한 달을 바라보고 있자면

모난 마음도 동글동글해진다


하늘이 가장 높은 어느 날 밤에

너와 함께 벤치에 앉아

동그랗고 환한 달을 보는 상상을 하면

너인줄 알았던 낙엽이

툭,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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