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외롭다는 감정

by 세아

그런 날 있잖아. 왠지 집 가기 싫어지는 날. 발걸음은 괜히 질질 끌리고 집까지 같이 가는 친구도 없고. 친구들은 다 놀러가는데 나만 쏙 빠진 것 같은 날. 괜히 안가던 편의점에도 가보고, 일부러 먼 길로 돌아서도 가는데 아무일도 안 일어나는 날. 일부러 엘리베이터 버튼을 느리게 누르고 핸드폰에 온 메세지가 있나 한번 더 확인하고 나서야 터덜터덜 집으로 들어가지.

그럴 때면 세상은 나 빼고도 잘 돌아가는 것 같더라. 내가 괜히 방해했나 싶기도 하고. 애써 웃어보지만 축 처지는 기분도 들어. 내가 대단한 걸 바란 게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아무리봐도 내가 바란 건 별거 아니야. 나한테만 세상이 시련을 안겨준걸까. 잠들기 전에 릴스나 한참 넘기다가 텅 빈 디엠창을 보고 12시 정각이 되어서야 핸드폰을 내려놔. 쓸쓸하고 춥게 잠들어. 릴스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괜히 외로움을 채우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붇기처럼 외로움은 채워지지 않아.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가다가 어느순간 잠들고 다음 날 아침에 조용한 핸드폰을 보며 일어나. 그럴때면 가끔씩 학교에 가고 싶어지더라.

이전 03화보름달의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