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생물이라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특히나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몸의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그럴 때면 우리는 모두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핸드폰이나 컴퓨터도 충전이 필요한데 사람이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람도 꼭 충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충전의 방식은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다. 밖으로 나가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서 충전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 종일 침대와 붙어 있으면서 충전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충전을 할 때 거의 혼자 있는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편이라서 충전할 시간이 자주 필요하다. 특히 혼자 있을 때 밤에 창문을 열고 밤공기를 마시는 걸 좋아한다. 낮공기하고 밤공기하고 뭐가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느낌이 다르다. 새벽 공기도 좋아한다. 새벽하고 밤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차분해서 그럴까? 그냥 그 즈음에 밖에 나가도 기분이 좋다. (물론 누가 같이 나가지 않을 때만)
노래를 듣거나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면 내 안에 쌓인 것들이 소리를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춤을 추지는 못하지만 노래를 들으며 박자에 맞춰서 리듬을 타는 것도 좋아한다. 이런 것들은 나 혼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누가 사람들이 있는 데에서 시키면 다시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렇게 잠깐씩 충전이 필요한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사람이 아예 방전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같이 방전이 되면 흘러내리는 치즈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런데 또 가만히 있기도 싫어서 무언가 할 것을 찾아서 나서는데, 찾는다고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결국 또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그러다 보면 아예 고장이 나버릴 수도 있다.
내가 방전되었다 싶을 때면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밀린 일 같은 건 잠시 머릿속에서 밀어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잠시 밀어두고 하루종일 마음 편히 쉬어보는 건 어떨까? 평소에 못 해봤던 것들도 해보고, 가보고 싶었던 장소도 가보고, 아니면 그냥 하루 종일 침대와 한몸이되어 쉬어도 된다. 충분히 재충전한 다음에 할 일을 하면 일의 능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쉬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내 입장으로 보았을 때는 가끔씩이라도 편히 쉬어주었으면 싶다. 핸드폰이든 사람이든 충전은 꼭 필요하니까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편히 쉬어야 한다. 그래야 힘내서 내일을 살 수 있는 법이다.
나는 글을 쓸 때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방 안에서 혼자서 글을 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나에게 최적화된 업무 환경일까! 그런데 일주일마다 연재가 어느샌가 부담감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마감 압박이라는 것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장시간을 나 스스로의 의지로 무언가를 한 번도 빠짐없이 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마감을 다행히 마치고 나면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그 희열이 글을 쓰는 동안 빠져나간 내 에너지를 한 번에 채워줄 순 없다. 그래서 잠시 노래를 들으며 충전한다.
힘든 날, 슬픈 날이 있으면 그 감정을 무시하고 다음 날로 넘어가지 말고 충전을 해보길 바란다. 내가 무엇을 할 때 에너지가 넘쳐나는지 생각해보고, 그걸 하면 된다. 그게 나를 충전하는 방법이다. 아니면 열심히 모았던 저금통을 뜯어서 내 선물을 해주는 것도 좋다. 나도 가끔 멋진 선물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언제나 말했듯이 꼭 큰 선물이 아니어도 된다. 아주 사소한 거라도 괜찮다. 나도 충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