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로블록스

10. 위험한 로블록스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는 법

by 아마추어게이머

앞서 게임 등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9화) 만약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이 대목에서 반드시 궁금해지는 게임이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부모들에게는 정말이지 애증의 대상인 로블록스(Roblox)다.


로블록스의 공식 등급은 12세이용가 다. 초등학교 6학년 생일이 지난 아이들부터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놀랍다. 빠르면 유치원생부터 이 게임에 발을 들인다. 등급 분류의 존재를 몰라서, 혹은 알고도 친구들 사이의 소외가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허용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된다. 등급을 모르고 허용했다면 이 글이 게임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이 되길 바라고, 알고도 허용했다면 그 막막한 심정을 십분 이해하며 다음 내용을 함께 살펴봐 주셨으면 한다.


정확히 말하면 로블록스는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600만 개 이상의 게임이 모인 플랫폼이다. 전 세계 4억 명에 가까운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거나 직접 만들고 있다. 그런데 왜 로블록스는 12세이용가로 통일되어 있을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로블록스 같은 메타버스류를 일반적인 게임과는 조금 다른 층위로 판단했고, 이를 뭉뚱그려 12세이용가로 유통하고 있을 뿐이다.

즉, 로블록스 안의 게임이 모두 12세이용가는 절대 아니다. 로블록스 안에는 전체이용가부터 청소년이용불가까지 다양한 등급의 게임이 혼재되어 있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은, 썸네일에 표시된 등급이 기관의 심의를 거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제작자가 임의로 입력한 정보일 뿐이기에, 실제 등급과는 다를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 거대한 플랫폼 안에는 부모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요소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실제로 2024년, 한 고등학생이 제작한 [그날의 광주]라는 게임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5.18 민주화 항쟁을 폄훼한 역사 왜곡 게임이었다. 제작자는 게임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신고한 아이를 비하하는 게임까지 만들며 악행을 이어가다, 결국 고소와 소환장 앞에 마지못해 사과문을 올렸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흉악한 게임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주인공이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라는 점이다. 이 학생은 나와 함께 활동하는 강사에게 등급 분류 교육을 받았던 아이였다.

게임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잘못됨을 인지하고 끝가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밖으로 끄집어내 준 이 작은 영웅 덕분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역사 왜곡 게임물 기획 조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역사 왜곡 게임물에 대한 기획 조사가 이루어졌고, 교육 현장에서도 이를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까지 인기를 끈 [브레인 롯 훔치기] 역시 우려스럽다. 제목 그대로 다른 유저의 캐릭터를 훔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훔치는 행위는 엄연한 범법 행위이며 등급 분류 기준상 범죄 항목에 해당하지만, 아주 어린아이들까지 무방비하게 이 게임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로블록스 내 화폐인 로벅스는 곧 권력이다. 아이템을 사거나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아이들은 생전 처음 본 유저에게 구걸을 하기도 하고, 로벅스나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새벽에 부모 몰래 접속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규제할만한 법규나 제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로블록스를 즐기는 아이들을 지켜줄 실질적인 울타리가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 위험한 세계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먼저 아이가 하고 있는 로블록스 게임을 가정에서 스스로 등급 분류 해보며 할 수 있는 게임과 없는 게임을 나눈 후 가정만의 규칙을 세워야 한다.




위험한 로블록스 세상에서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몇 가지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안한다.


1. 나이에 맞는 등급의 게임만 이용하기
2. 아이 본인의 이름으로 가입하기
3. 구체적인 게임 이용시간 정하기
4. 로벅스가 필요할 땐 부모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사용처 공유하기
5. 새벽시간 이용 금지
6. 낯선 사람의 친구 요청이나 외부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기
7. 이상한 게임이나 괴롭힘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고 부모에게 알리기


위의 가이드 중 특히 강조하고 싶은 몇 가지 항목에 설명을 덧붙여 보겠다.


1. 썸네일 등급, 절대로 믿지 말 것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 집만의 기준'을 세워 직접 등급을 매겨보길 권한다. 처음엔 막막할 수 있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 교육 포털을 참고하면 유용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썸네일의 등급에 의존하기보다, 아이가 즐기는 게임을 함께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스스로 등급을 매겨보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게임의 내용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며 가족만의 기준을 세워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는 건강한 대화의 장을 열어줄 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주도적인 힘을 길러줄 것이다.


2. 부모 계정보다 자녀 계정으로 가입

많은 부모가 부모 계정으로 게임을 시켜주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24년 11월부터 연령에 따라 채팅 기능이 관리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녀의 실제 나이로 가입해야 위험 요소를 더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반드시 자녀 보호 기능을 통해 나이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가 어릴수록 채팅 기능은 꺼두는 것을 추천한다. 불필요한 외부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호막이다.


3. 이용 시간은 시간보다 구체적인 단위로 정할 것

막연하게 "1시간만 해"라고 하기보다 게임의 라운드 수, 플레이 횟수처럼 구체적인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 외의 규칙들은 말 그대로 가이드일 뿐이다. 결국 각 가정의 환경에 맞춰 우리 집만의 울타리를 꼭 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 수칙들은 아이를 옥죄는 사슬이 아니라, 광활한 프레임 안에서 활보하는 아이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최소한의 나침반이다.

통제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어떤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는 부모의 따뜻한 시선이라는 울타리다. 모의 지속적인 관심만이 그 위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로블록스는 부디 안전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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