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겨울

이젠

by 푸르름

우리 가족에게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조용할 땐 숨소리 확인 하느라

아닐 땐 고단한 코골이 소리로 잠을 잘 수 없는 밤


낮에 바쁘게 돌보고도 밤늦게까지 티비를 보다가

며칠에 한 번씩 피곤해서 쓰러지듯 잠드는 그녀


다음날 아침이면 불면의 여파로 이제 걱정을 멈춰야지

나도 챙겨야지 하다 또다시 전전긍긍하는 날들의 반복


밤이면 쓰러져 자다가도 새벽같이 일어나

강아지 산책을 가고 수영을 가고 출근하는 그


내 안의 고뇌에 갇혀 있다가 어느 순간 격일로

병원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보호자에 합류한 나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이시던 그분

알아봐 주시길 간절히 원했다는 것을 깨닫던 그날


마지막 극에 달하는 고통에 잔인해지던 상황

지쳐갔지만 여전히 보내드릴 준비는 하지 못하던 우리


끝까지 삶을 붙잡는 그분의 강인함에 감탄하며

마지막에 한 번 더 눈을 뜨시기를


숨이 답답하셔서였을까

잠들면 다시 못 깨어날 것 같아서이셨을까


밤새도록 눕기를 거부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후

마지막 그녀를 보던 날 입을 내밀어 그녀에게 키스를


평생 함께 한 그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고생했다는 편지를 남긴 그분


몇 달이 지나고 이제는 다 끝났지만

그분의 흔적과 잔상이 계속 남아 있는


우리 가족에게 유난히 추운 겨울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