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발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한 뼘씩

by 푸르름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불안해해 봐야 소용도 없는데

갑자기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것만 같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눈물 나고 힘들다는 말이 턱까지 차올랐다


그러다 본 엄마는

나보다 더 아프고 슬퍼 보였다

엄마의 상황이 내가 봐도 더 가혹해 보였다

그래도 엄마는 내가 말을 걸면 웃었다

산책 가자는 나의 말에 아픈 몸도 일으켰다


그래서 힘들다는 말 대신

사발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엄마가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사주셨고

걱정시키는 말을 하는 대신

사발면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해야겠다

나는 힘들다는 말 대신

사발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