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은 것은

한 달 후

by 푸르름

그분 떠나시고 한 달 뒤 병원에서 온 편지

힘든 시간이겠지만 자책감이 아닌 함께여서 행복했고 감사했던 일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는 말


조금씩 떠오르는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들

멀리 거슬러 갈수록 더 많지만 끝까지 서로 참 달랐던 것들도 사랑했기에라며 보듬어 줄 수 있길


내가 본 세상에서 제일로 아름다웠던 뽀뽀

사경을 헤매며 덜 힘드라고 여태 모질게 정 떼던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본능처럼 마중 나온 입술


마지막임을 끝까지 몰랐다면 차라리 다행

눈빛은 오만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해도 습관처럼 내밀었던 그 입모양은 오해의 여지없는 반가움


산책 때 다정하게 손잡고 걸으셨던 뒷모습

원하는 삶을 상상할 때마다 잔상처럼 내 머릿속에 남아 그렇게 나도 함께 걷고 싶은 걸 아시는지


결국 남기고 가신 마지막 교훈은 바로 사랑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켜주셨음에 우리도 더 잘 그리워하기 위해 더 잘 살고 싶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