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개

최선을 다한 자의 여유

by 푸르름


레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나를 허투루 반겨준 적이 없다.

문을 따는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레체의

꼬리는 헬리콥터처럼 돌아가고

다리는 직립보행을 시작하며

혀는 내 얼굴을 핥아주기 바쁘다.


증거영상


(c) Leche @holaleche

그 반가움을 표현하는 시간은 조금씩 짧아지고 앞으로 기력에 따라 계속 더 줄더라도 나는 레체가 정말 최선을 다해 반가움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기에 매 번 고맙다.


한편 레체는 단념도 잘한다.

흥미를 가지고 어딘가로 달려가다가도 우리가 다른 쪽으로 이끌면 또 흔쾌히 그리로 간다. 서로 냄새를 맡으며 인사하던 개가 갑자기 멍 짖어도 쿨하게 다시 가던 길을 간다.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 거절당했던 경험에 사로잡혀 오늘의 시간을 또 낭비할 때면, 1초 전의 기억도 쿨하게 잊고 매번 새 출발 하는 레체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인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그렇게 매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도 배우고 싶은 삶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c) Leche @holalech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