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이렇게 놀았다고?

#1. 엄마의 멘탈은 휴지조각처럼

by 엄마의 왈츠
아이의 여정을 지켜보며, 나는 나의 여정을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설소대 수술, 조음장애, 아빠의 부재, 느린 발달...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우리 아이는 홈스쿨이라는 낯선 길 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아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일을 고민하고, 기도하고,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한 엄마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엄마라서'가 아니라, '나도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 함께 힘내요!




'엄마!'라고 해맑게 부르는 소리에 뒷목이 서늘했다. 잠시나마 평화로웠던 우리 집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잠시 숨이 멎었다.



하얀 눈이 쌓인 듯했지만, 그것은 눈이 아니었다. 두루마리 휴지들이었다. 그 당시 나에겐 사치였던 고급 화장지 열두 롤이 변기 속에 사이좋게 잠수를 하고 있었다. 으악!



한계에 다다랐던 그 시간들, 잠 못 이루는 밤과 고단한 낮의 연속이었던 그때,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생각했다.



'그래. 변기물이 흘러 내려가서 없어지는 게 얼마나 신기하겠어. 소멸의 미학을 깨닫길 바라... 아가... 흑흑.'



사진 속 저 해맑은 미소! 그 어떤 비난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창조물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웃는 내 아이.



나는 찰나의 정적 후, 주저앉아버릴 것 같은 다리를 이끌고 조용히 장갑과 집게, 그리고 뚫어뻥을 들었다. '그래, 이게 현실이지.' 아, 물론 배관공 아저씨의 명함은 이때부터 내 지갑의 필수품이 되었다.



지금, 십 대가 되어 시크함이 철철 넘치는 아이에게 이 사진을 보여줬더니 경악하며 소리친다.



"엄마. 이건 내가 아니야!!!!
난 기억나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