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엄마의 딸, 울보

by 몽연당

엄마는 예순의 나이에 아버지를 먼저 보내셨다.

아들 며느리는 그다지 살갑지 않았고

시집가지 않은 딸이 둘이나 있었다.


엄마 마음이 얼마나 막막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그 마음이 조금은 짐작이 간다.


언니와 나는 결국 각자도생을 해야 했다.


나는 그때 공부에 대한 열정이 불타던 시기였다.

주경야독으로 학교를 다녔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엄마는 내가 끝까지 모시겠다.’


그래서 합가를 하게 되었고

엄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편도 승낙은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거의 쉬어본 기억이 없다.


출산할 때를 빼고는

늘 무언가를 감당하며 살았던 것 같다.


아이 셋에 엄마까지

넷을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버거웠다.


엄마는 서운한 일이 있을 때면

자주 우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를

‘울보 엄마’라고 불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울보 기질이 나에게도 온 것 같다.


나는 남편이 있어도

혼자서 잘 우는 사람이다.


엄마는 내가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마음이 상해 울곤 하셨다.


나는 늘 엄마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그래야 엄마 마음속 설움이 가시고

다시 평소의 엄마로 돌아오셨다.


이제 와서 그때를 떠올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엄마도 참 서글프셨겠다.


그리고

혼자서 참 많이 힘드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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