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무감각해지는 느낌이 깊어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은커녕, 자그마한 가능성조차 사라져버린 듯했다.
예민해졌고, 불안해졌다.
내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있기는 하려나.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는 일이 참 뻔하게 느껴졌다.
쫓기듯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하다가, 지쳐버렸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없었고, 불안은 점점 커졌다.
그 불안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무감각해지려 애쓸수록, 모든 것은 조금씩 의미를 잃어갔다.
기쁨과 행복도 함께 희미해졌다.
무엇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해낼 수 있다고 떠들던 말들만 마음에 남아 부끄러움이 되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죄책감까지 만들어, 스스로의마음을 자꾸만 콕콕 찔렀다.
이 세상에 있으려면 나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남아 있을 이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그러지 못한다면, 굳이 버티며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데, 이 모든 것에 아무 의미도 없다는 사실은 너무 허무했다.
물론 그 ‘의미’라는 것도 결국 내가 정해놓은, 괜찮은 사람의 기준일 뿐이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만든 것은 나였다.
세상에 말하고 싶었다.
“나 여기서 이렇게 빛나고 있어!”
“나를 좀 봐줘!”
“그러니까 나는 살아 있을 자격이 있어!”
외로움과 결핍을 마음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채, 그걸 온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했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랬지만 막상 알아채면 부끄러워 숨어버렸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떠들다가도 금세 싫증내버리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내 글을 읽고 누군가는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글로는 누구도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마음을 쏟아내는 것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런글은 어쩌면 읽기조차 불편하고 버거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써 내려간다.
이 글에서만큼은 의미를 찾고 싶지 않아서다.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싶다.
그냥 되는대로 쓰고, 되는대로 생각하고, 그 순간에만 온전히 머물고 싶다.
나의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솔직하고 당당해지고 싶다.
의미가 없어도 괜찮다고,
그래도 그냥 살아가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