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럼 내 꼴 난다.
오늘의 시작은 조금 희화적으로 시작해 보았다.
하지만 이건 진심이다.
돌다리는 정말 정말 위험한 게 맞다. 하물며 일반 다리도 무너지기도 하는데, 돌다리는 어떻겠는가.
아무리 튼튼해 보이고 멋져 보여도, 돌은 몇 번은 두드려보고, 또 건드려보고, 정말 정말 안전하단 생각이 들 때에만, 한발 한 발씩 그렇게 옮겨나가야 되는 것이다.
멀리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을 땐 희극이겠지만, 만약 내가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지나가게 된다면, 비극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하나하나 확인해 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매우 느리고 힘들 수 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한테는 바보 같아 보이는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과정 속에서
‘어, 여기를 두드렸을 때는 진짜 괜찮은 돌인지 알아볼 수 있었어.’
‘어, 이쪽을 두드리니까 여긴 좀 더 약한 것 같은데? 이쪽은 이 길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름의 요령과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확실하게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엔 조심스러웠던 발걸음도 용기 있게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인생이란 참 그렇다. 돌다리처럼 하나하나 다 확인하고 건너야 되고, 느리고 답답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정답일 때가 많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겼다가 다시 되돌아와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길을 건너갈 때의 판단을 남에게 넘겼다. 스스로를 믿지 못했기에 X에게 대신 돌다리를 두드려달라고 맡겼다.
27살 부모님과 친구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X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리고 29살에 이혼녀가 되었다.
몇몇 친구들에게만 말했고 차마 가족들에겐 알리진 못한 나의 현실이다.
결혼식 한번 한적 없이 이혼녀가 되어 버렸다.
이혼녀라는 타이틀은 상관없다.
하고 나서도 전혀 후회의 감정은 없었다. 후련함과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만 있었다.
아! 하지만 부모님께는 너무너무 죄송하다.
혼인신고 해보니까 정말 별거 없더라.
이혼도 마찬가지였다.
참 허무했다. 그간의 세월들. 버텨왔던 나의 젊음….
물론 내가 직접 두드려 보지 않고 건넜으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스스로도 믿지 못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헌신하겠다는 X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X에게 주었던 나의 젊음 청춘 열정 나의 모든 것 다 후회하지 않지만 오로지 한 가지만은 후회한다.
X를 지나치게 믿은 것.
나를 믿지 못한 것.
그 순간의 선택이 나의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최근에 한번 공황을 겪었다.
기대고 싶었다.
옆에 누군가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로는 외롭고 공포스럽고 슬펐다.
그 순간은 정말 너무너무 슬펐다….
그렇지만 이제는 난 나를 믿는다.
언제나 희망이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왜냐면 나는 맑은 하늘, 비 온 뒤 나는 흙냄새, 귀여운 동물들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하루에도 수백 가지고 행복해하고 즐길 시간도 부족한데 우울에 빠져있을 여유 따윈 없다!
행복하고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나에게 완벽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설령 못 만나도 어떤가 나는 이미 나로서 존재하며 완전히 행복하다.
그러니 여러분도 모두 행복하시길!
본인을 완전하게 사랑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