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우선순위에 두는 연습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왜 늘 나를 마지막에 두는 걸까?
두통이 시작되면 괜히 예민해진다.
사소한 말에도 신경이 쓰이고, 표정이 굳는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얼굴 근육을 일부러 움직여 보는 습관도
그때 생겼다. 혹시 또 예전처럼 돌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8년 전, 갑자기 '구안와사'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어느 날 아침, 입꼬리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설마 하면서도 불안이 밀려왔다.
“왜 하필 나지?”
그때까지 내가 건강하다고 믿었다.
바쁘게 살았고, 가족이 늘 우선이었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몸은 달랐다.
돌이켜보면 늘 걱정을 안고 살았다.
별일 아닌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괜찮은 척하며 속으로 삼키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워킹맘으로 시간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몸은 참는다.
그리고 한계에 다다르면 조용히 신호를 보낸다.
나는 그 신호를 뒤늦게 알아챘다.
입원 치료를 받으며 비로소 깨달았다.
건강은 잃고 나서야 소중한 것이 아니라
지킬 때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참 이상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직장을 다니며 책임을 다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뒤로 미루는 일을 당연하게 여긴다.
피곤해도 괜찮다고, 조금 아파도 참을 만하다고 말한다.
엄마이기 전에, 아내이기 전에 자신이 먼저여야 하는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구안와사를 겪고 난 뒤 건강을 최우선에 두기 시작했다.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걷다가 조금씩 달렸다.
땀이 흐르면 복잡하던 마음도 함께 흘러내렸다.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불안한 감정은 줄어든다.
몸을 움직이면 생각도 가벼워졌다.
건강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거창한 결심도 필요 없다.
조금 덜 예민해지기 위해
조금 더 잘 자고,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나를 돌아보는 것.
어쩌면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예민하고 걱정 많은 생각은 스쳐가는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다.
그 생각을 붙잡아 오래 앉혀 두면 몸까지 긴장하며 굳어버린다.
마음에도 온. 오프 스위치가 있다면 잘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거친 말을 하기 전 한 템포 멈추고 하나, 둘, 셋 길게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짧은 호흡 하나로도 흩어졌던 생각이 제자리를 찾는다.
이제는 안다.
건강을 챙기는 일은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
내 삶을 오래 지탱해 줄 버팀목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운동화를 신는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맑은 공기가 머릿속 생각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 준다.
내 몸이 더 이상 대신 울지 않도록.
이제는 내가 먼저 보듬어 주기로 했다.
한 줄 요약
건강은 아프고 나서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전에 지켜야 하는 나와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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