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Episode Ⅰ

어느 그랩(Grab) 기사 이야기

by 벤리

푸꾸옥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와 다른 블로그에도 상세하게 잘 나와있다.

또한, 내가 아무리 내가 경험한 정보를 전달한다해도 이미 과거의 정보가 될테니,

굳이 내 글에서까지 푸꾸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지는 않다.

푸꾸옥을 여행하며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게 느낀점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지난 주, 우리 가족은 큰 마음을 먹고 베트남 푸꾸옥으로 떠났다.

가족 여행에 무슨 큰 마음을 먹어야하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9살 아들, 6살 딸, 4살 딸까지 3명을 데리고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모험과 같았다.

국내여행에서 해외여행으로 계획을 바꾼 이유는,

4살 막내딸과 함께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 에어라인을 타고 하노이를 경유해서 푸꾸옥 공항에 도착했고,

빈펄 원더월드에서 준비한 리무진을 타고 풀빌라 숙소에 도착했다.

첫째날은 그랜드월드에서 점심을 먹고, 풀빌라에서 수영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둘째날 우리는 지인 선물을 비롯한 물품 쇼핑을 위해 중부에 위치한 킹콩마트에 가기로 했다.

가는김에 소나시야시장에 저녁을 먹고 킹콩마트에 가기로 했다.

아이들도 있으니 동남아에서 유명한 '그랩'으로 차량을 불렀다.


현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요금이 나오는데,

빈펄 원더월드에서 소나시야시장까지는 50분정도 소요되었고 요금은 480,000VND였다.

6인승 차량을 불렀기에 4인승 차량보다는 금액이 조금 더 비쌌다.

그랩을 부른지 얼마 되지 않아 그랩 채팅창에 '내가 갈게요'라는 연락이 온다.

우리나라에 없는 Mitsubishi의 X-Pander 차량을 타고 푸꾸옥 중부의 소나시야시장으로 향했다.




차량에 내리려는 순간, 그랩기사가 핸드폰에 뭐라고 말을 하더니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번역기에서 번역된 내용은 "우리집이 숙소 근처인데 괜찮다면 집에 갈 때 내 차를 타고 가줄래요?"

매너좋은 기사였기에 우리는 좋다고 대답했고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했다.


그랩으로는 480,000VND에 이용했으니,

돌아갈 때는 그랩 수수료가 없으니 450,000VND에 해주겠다고 했다.


기사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본인이 요청한 일이니 일단 승낙한 후에 야시장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쇼핑도 하고, 두리안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우리 가족은 소나시야시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한지 2시간쯤 흘러 이제 이동할 때가 됐다 싶어 카톡을 확인했다.

40분쯤 전에 그랩기사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나는 주면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다른 기사 부르면 안돼요"

카톡을 확인한 나는 그랩기사에게 이제 내려준 곳으로 가겠다고 카톡을 보냈고,

그랩기사는 우리를 태우고 킹콩마트로 데려가 주었다.


킹콩마트로 이동하는 중에 번역기를 이용해 그랩기사에게 물어보았다.

"우리가 당신의 시간을 너무 뺏는 것이 아닌가요?"

그랬더니 그랩기사는 "더 오래 기다린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킹콩마트에 도착했을 때, 그랩기사는 또 핸드폰을 내밀며 이야기를 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신경쓰지 마시고 충분히 쇼핑을 즐기고 오세요."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몹시 싫은 나는 베트남커피 한 잔을 사서 그에게 건넸다.

그랩기사는 손사레를 치며 괜찮다고 했지만, 결국 내가 이겼다.

그리고 우리는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킹콩마트에 들렀다고 해서 요금이 더 나오지는 않았다.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오늘의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나는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월 수입을 찾아보았다.

2025년 3분기 평균 임금은 8,374,000VND로 우리나라 원으로 환산하면 약 458,000원 정도 된다.

나는 그랩 비용으로 930,000VND(50,964원)를 지불했고,

이는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월 수입의 약 11.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렇게 한 달에 9명만 태우면 한 달 월급이 나온다.

차고지가 북부이니 푸꾸옥 남부를 투어하는 여행객을 섭외 한다면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푸꾸옥의 그랩 기사들은 여행객의 전용 택시가 되길 원하는 것이다.

그랩으로 인연을 맺게된 손님에게 카톡 친구를 권유하고, 그랩 비용보다는 저렴하게 요금을 받는 것이다.


그랩 기사가 영어를 못하다보니 말 없이 조용히 가는 편이었고,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해서 번역기를 통해 조금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좀 친해지면 본인이 알고 있는 야시장, 식당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푸꾸옥에 가셔서 그랩을 이용하게 되고 차량과 기사가 마음에 든다면,

그랩 기사와 카톡 친구가 되어 비용에 대해 잘 흥정한 후, 투어를 진행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다만, 하노이는 대도시인만큼 푸꾸옥과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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