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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벤리 Sep 06. 2023

저는 오래된 벤츠 디젤을 탑니다. 1

Mercedes-Benz W212 E220 CDI 이야기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 가치관, 성격,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물건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이 고가일수록 고민은 깊어지고 여러가지를 따지게 된다.


1. 안전한가?

 - 사고 발생 시, 나를 포함하여 나의 차량에 탑승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가?

    ex) 안전하면 떠오르는 차 Volvo! (※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

 - 안전과 관련한 장치들이 많이 탑재되어 있는가? (에어백, 차선이탈방지,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등)


2. 경제적인가?

 - 자동차의 가격

 - 연간 발생하는 자동차세와 보험료

 - 연료의 종류와 가격 (가솔린, 디젤, LPG, 전기, 수소)

 - 연비 or 전비 (1L로 몇 km를 갈 수 있는가? or 1kWh로 몇 km를 갈 수 있는가?)

 - 자동차를 정비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수준 (소모품 교체비용, 고장발생시 수리비용 등)


3. 편리한가?

 - 차량 탑승 시, 춥지도 덥지도 않게 미리 준비할 수 있는가? (스마트폰 원격조종)

 - 차량 운행 시,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게 할 수 있는가? (열선 및 통풍시트, 핸들열선 등)

 -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들이 있는가? (전동조절시트, 메모리시트, 오토트렁크, 키레스고 등)


4. 주행성능이 뛰어난가?

 - 고속에서 나에게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가?

 - 코너링은 기가막힌가?

 - 서킷용으로 적합한 차량인가?


5. 브랜드 or 디자인 등등

 -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좋아하는 브랜드, A/S가 용이한 브랜드 등

 - 디자인은 지극히 개인의 취향





24세 투스카니가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부터, 난 평생 문 2개 달린 쿠페를 탈 것이다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하지만 30세가 넘어가니 결혼도 해야겠고, 튜닝 머플러도 쪽팔려서 헐값에 보내버렸다.

마침 엄마의 지인이 렉스턴 수동을 폐차하신다는 것을 나에게 넘겨달라고 해서 데려왔다.



차를 잘 모르는 와이프를 만나 렉스턴으로 신나게 연애하고 결혼까지 했다.

첫째까지 이 차를 잘 타고 있었고,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5등급이라고 조기폐차 대상 통지문을 받는다.

이 때까지만 해도 렉스턴에 맞는 DPF가 없었고, 있다 해도 달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벤츠의 심장을 가진 이 친구도 정부의 정책으로 보내주었다.


렉스턴도 디젤이었지만..

이 때는 자동차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때라,

보낼 때까지 정말 엔진오일만 교체하고 기름만 넣어가며 탔다.

연비도, 진동도, 출력도, 승차감까지 모두 다 최악이었던 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렉스턴을 보내며 엔진만 벤츠가 아닌 껍데기도 벤츠를 타고 싶었다.

그리고 싸부님을 만나게 된다.

벤츠를 사고 싶다고 했더니 왜 벤츠가 타고 싶냐고 물으셨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으니, "한 번 타보고 싶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싸부님은 여러말 안하시고 W212 E300 모델을 추천하셨다.

(※ W219 CLS350을 원했지만 그건 안된다고 하셨다.)

M272 엔진은 눈감고도 조립할 수 있다고 하시며,

함께 서서울모터리움으로 가서 손수 차를 봐주셨다.

벤돌이라 이름을 붙인 이 하얀색 벤츠는 여전히 잘 타고 있다.





싸부님 덕분에 걱정없이 벤츠를 타고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금액을 제시하셔서 뒷자리 숫자를 올려 결제를 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날 삽에 놀러갔을 때, 싸부님께서 말씀하신다.

"디젤이 짱이야"


어느날 OM651 엔진이 탑재된 W212 E220 CDI를 데려오셨다.

엔진 분해·조립을 거듭하시어 OM651도 눈감고 조립할 실력이 되셨다.

그리고 "디젤 한 번 가자" 라고 말씀하셨다.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출·퇴근용 아반떼의 미션이 퍼져 폐차를 결정하고,

그리고 수원에서 W204 C220 CDI를 구매한다.

그렇게 나의 '진짜' 디젤 라이프가 시작됐다.




I’ll continue the episode nex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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