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너를 반기느라 설레었는데
벌써 떠날 준비를 하는 너는
언제나 말없이 왔다 말없이 가는구나
햇살의 끝자락에 네 향기를 얹고
살랑이는 바람 속에 작별을 숨겨두었구나
나는 아직 네 안에서 천천히 숨 쉬고 싶은데
그냥 말없이 걷고 싶은데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더 걷고 싶은 나를
두고 가는 네가 그리울 거야
봄을 좋아하는 나인데
요즈음은 갈수록 봄이 짧아지는 게
많이 아쉬워요
벚꽃이 만발하여 꽃길을 걷는데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지는
꽃비가 마냥 아쉬운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