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나는 나를 안아주기로 했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찾아오는 정적.
그 고요함 속에서 나조차 몰랐던 감정들이 조용히, 하지만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속마음은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며칠 전, 혼자 흐느꼈던 그 밤의 이야기를 그 글로 남긴 적 있다.
그리고 감정을 말하지 못해 버텼던 또 다른 밤의 고백도 있었다.
그렇게 무너지고 나서야, 나는 처음으로 다짐하게 되었다.
이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내 마음도 돌보겠다고.
“내 감정은 괜찮아.”
그 말이 진심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마음속 어지러운 감정을 꺼내 마주했다.
슬픔, 외로움, 죄책감… 그 감정들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마주함은 두려웠지만, 외면한 채 사는 삶이 더 무서웠다.
감정이 너무 무거울 땐 거창한 해결책보다 소소한 루틴이 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나는 매일 밤 10분씩 하루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핸드폰 메모장에 써보기로 했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오늘의 나를 인정하는 것.
그게 나를 살리는 첫 번째 습관이었다.
나는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
대신, 감정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에게도 이렇게 말한다.
“엄마도 가끔 슬퍼.”
“오늘은 엄마 기분이 조금 안 좋아.”
그 말 한마디가 아이의 정서를 지켜주고 내 마음도 조금은 가볍게 해줬다.
정서교육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감정을 숨기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날 이후 나는 알게 되었다.
말하지 못한 감정을 마주한 사람은 비로소 다른 이의 아픔도 볼 수 있다는 것.
부모의 정서를 지지하는 사회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정서를 돌보는 건 단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체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육아의 밤은 조용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 가장 깊은 정서가 올라온다.
지금 그 마음을 외면하지 마세요.
숨기지 마세요.
말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없어요.
당신도 당신의 마음을 스스로 안아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