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는 이제 성장 스택의 일부가 된다

Adobe의 Semrush 인수와 ChatGPT 포토샵 파일 생성 기능

by Wade Paak


최근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뉴스가 연이어 등장했다. 하나는 2025년 11월 19일 Adobe가 글로벌 그로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Semrush를 약 19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12월 10일 ChatGPT에서 Adobe 포토샵, Express, Acrobat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이 발표된 흐름이다. 이 두 사건은 각각 다른 영역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크리에이티브가 더 이상 결과물이 아니라, 성장 시스템의 일부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신호다.


사건 1: Adobe–Semrush 인수, 크리에이티브에 그로스가 붙다

19억 달러 베팅의 의미

Adobe의 Semrush 인수는 단순히 SEO 기능을 추가한 M&A가 아니다. Adobe는 주당 12달러의 현금을 지불하며, 이는 인수 발표 전 Semrush 주가 대비 약 77.5%의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발표 당일 Semrush 주가는 74% 급등했고, 거래는 2026년 상반기 완료 예정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그로스 인텔리전스가 크리에이티브 툴 체인 안으로 편입되었다'는 데 있다. Adobe의 Digital Experience 사업부 사장 Anil Chakravarthy는 발표에서 "브랜드 가시성이 생성형 AI에 의해 재편되고 있으며, 이 새로운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브랜드는 관련성과 매출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명시했다.


분리되어 있던 프로세스의 통합

그동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역할은 명확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캠페인을 설계하고, 웹과 비주얼 자산을 제작한다. 이후 트래픽 확보와 성과 최적화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SEO 조직의 몫이었다. 즉, 만드는 일과 성장시키는 일은 분리된 프로세스였다.

Semrush는 이 분리를 문제 삼아온 플랫폼이다. 2012년 설립 이후 10년 이상 SEO 전문성을 쌓아온 Semrush는 '어떤 키워드가 검색되는가'를 넘어서, 사람들이 어떤 의도로 브랜드를 발견하고 경쟁 브랜드는 어디서 트래픽을 가져오는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 Amazon, JPMorganChase, TikTok 같은 기업들이 고객이며, 최근 분기 기준 엔터프라이즈 고객 세그먼트에서 전년 대비 33%의 ARR 성장을 기록했다.


GEO: 새로운 발견 채널의 등장

이번 인수에서 가장 주목할 키워드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다. 기존 SEO가 구글 검색 결과에서 순위를 높이는 것에 집중했다면, GEO는 ChatGPT, Google의 AI Overview, Perplexity, Claude 같은 생성형 AI 플랫폼에서 브랜드가 언급되고 인용되도록 최적화하는 것이다.

Semrush의 자체 연구에 따르면, LLM 트래픽이 2027년 말까지 기존 구글 검색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Adobe의 연구 역시 2024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미국 리테일 웹사이트로의 AI 유입 트래픽이 12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트래픽은 기존 트래픽 대비 23% 낮은 이탈률, 12% 더 많은 페이지뷰, 41% 더 긴 체류 시간을 보여준다.

Adobe가 Semrush를 품었다는 것은 이제 크리에이티브 툴이 '잘 만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AI 검색 환경에서 '발견되고 성장하는 구조'까지 설계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Semrush CEO Bill Wagner는 "LLM과 AI 기반 검색의 등장으로, 브랜드는 고객이 이 새로운 채널에서 어디서 어떻게 참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2: ChatGPT에서 포토샵을 쓴다는 것의 의미

8억 사용자에게 열린 크리에이티브 도구

2025년 12월 10일, Adobe는 ChatGPT 내에서 Photoshop, Adobe Express, Acrobat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통합을 발표했다. 이는 OpenAI의 주간 활성 사용자 8억 명에게 Adobe의 대표 크리에이티브 도구가 무료로 개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Adobe Photoshop, 이 이미지의 배경을 흐리게 해줘"라고 입력하는 것만으로 전문 편집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Adobe 디지털 미디어 사장 David Wadhwani는 "이제 수억 명이 자신의 말만으로,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된 플랫폼 안에서 포토샵으로 편집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통합은 Model Context Protocol(MCP)을 기반으로 구동되며, Adobe 계정 로그인이 필요하다.


언어가 제작의 시작점이 된다

이 변화의 본질은 언어 기반 사고가 크리에이티브 제작의 출발점으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시각적 감각과 툴 숙련도가 진입 장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목적의 배너를, 이런 구조와 레이어로 만들어 달라"는 언어적 지시가 곧바로 편집 가능한 결과물로 변환된다.

Adobe 개발자 플랫폼 VP Aubrey Cattell은 기술 구현을 "레고 블록"에 비유했다. "우리는 MCP 도구인 레고 블록을 만들고 상세한 지침을 작성하면, ChatGPT가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크리에이티브 작업이 '손으로 그리는 행위'에서 '구조를 설계하고 의도를 정의하는 행위'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플랫폼 전쟁과 생태계 전략

이번 통합은 OpenAI가 2025년 10월 DevDay에서 발표한 Apps SDK의 확장이다. OpenAI는 이미 Canva, Figma, Spotify, Booking.com, Expedia, Zillow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ChatGPT를 'AI 운영체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Adobe는 경쟁사인 Canva와 Figma가 먼저 ChatGPT에 입점한 상황에서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TechCrunch는 이를 "Adobe가 더 많은 사용자를 제품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전략의 배가"라고 분석했다. Adobe 주가가 2025년 들어 27%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이 움직임은 '담장 친 정원(walled garden)' 전략에서 '임베디드 플랫폼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점은, 이 언어적 지시가 단순한 미적 설명이 아니라 목표·맥락·성과 지표를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디자인 파일이 처음부터 '성과를 전제로 한 구조물'로 생성될 수 있는 환경이 열리고 있다.


두 사건이 만나는 지점

크리에이티브의 재정의

Adobe–Semrush 인수와 ChatGPT–Adobe 연동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둘 다 크리에이티브를 독립된 산출물이 아니라, 시스템 안의 모듈로 재정의한다는 점이다.

Semrush는 "이 크리에이티브가 어디서 발견되는가"를 묻는다. AI 검색 환경에서의 브랜드 가시성, 경쟁사 대비 점유율, 감성 분석을 제공한다.

ChatGPT 기반 제작은 "이 크리에이티브가 어떤 목적과 구조를 갖는가"를 언어로 정의하게 만든다. 제작 과정 자체가 의도와 맥락의 명시화로 시작된다.

이 둘이 결합되면, 크리에이티브는 더 이상 감각의 결과물이 아니다. 검색 의도, 경쟁 환경, 유입 구조, 전환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되는 성장 인터페이스가 된다.


AI 트래픽의 현실

AI 검색으로부터의 유입은 아직 전체 트래픽의 1%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장 속도가 주목할 만하다. Search Engine Land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AI 유입 세션은 전년 동기 대비 527% 증가했다. 특히 법률, 금융, 건강, 보험 같은 고신뢰·고컨설팅 영역에서 AI 트래픽 비중이 높다.

Webflow의 경우 더 인상적인 결과를 보고한다. 전체 가입자의 10%가 AI를 통한 발견에서 유입되며, ChatGPT 트래픽은 구글 대비 6배 높은 전환율(24%)을 기록한다. LLM을 통해 유입된 전환의 3분의 2는 7일 이내에 발생한다.

물론 아직은 초기 단계다. 2025년 10월 발표된 대규모 이커머스 연구(973개 사이트, 200억 달러 매출 규모)에 따르면, ChatGPT 리퍼럴 트래픽은 여전히 구글 오가닉 검색의 200분의 1 수준이며, 전환율도 아직 낮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LLM이 즉각적인 구글 킬러라는 서사에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장기적 채널 진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크리에이티브 섹터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평가 기준의 변화

첫째, 크리에이티브의 평가 기준이 바뀐다. 예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디서 발견되는가', 'AI 검색 환경에서 어떻게 인용되는가', '성과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함께 평가된다.

Semrush의 GEO 가이드에 따르면, AI 시스템은 직접적이고 명확한 답변을 담은 콘텐츠, 인용과 통계가 포함된 페이지, 최신 정보를 우선시한다. Ahrefs의 연구는 ChatGPT가 인용하는 페이지의 80%가 해당 쿼리의 구글 상위 100위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SEO 순위와 AI 인용 간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의미다.


역량의 이동

둘째, 크리에이티브 직무의 중심 역량이 이동한다. 툴 숙련도 자체는 점점 평준화되고, 대신 구조를 정의하고 맥락을 설계하는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된다. 이는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ChatGPT에서 Photoshop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사용자는 "밝기를 높여줘"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 이미지가 인스타그램 광고로 쓰일 건데, 주목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도 물을 수 있다. 후자의 질문은 맥락과 목적을 포함한다. AI가 더 정교해질수록,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정의하는 능력이 '어떻게 만드는지' 아는 능력보다 중요해진다.


스튜디오 역할의 재정의

셋째, 스튜디오의 역할이 바뀐다. 앞으로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는 결과물을 납품하는 조직이 아니라, 브랜드가 성장하는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Constellation Research의 분석가 Liz Miller는 Adobe-Semrush 인수를 "사람들이 어떻게 검색하는지의 이해와, 모델이 어떻게 답변하는지의 인텔리전스가 마케터의 성장 전략 한가운데에 놓이는 새로운 영역의 개막"이라고 평가했다. 콘텐츠 제작이 자동화된 콘텐츠 공급망 안에서 더 지속 가능한 결과를 가속화하는 데 브랜드 가시성 인텔리전스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론: 크리에이티브는 이제 성장 OS의 일부다

이 두 뉴스가 말해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크리에이티브는 더 이상 브랜드 활동의 끝이 아니다. 오히려 시작점이며, 성장 논리가 처음부터 내재된 구조물이어야 한다.

Adobe는 Semrush를 통해 GEO를 크리에이티브 툴 안으로 끌어왔고, ChatGPT와의 연동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제작을 언어·의도·시스템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능의 진화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섹터 전체가 재정의되는 과정이다.

eMarketer 분석가 Grace Harmon의 평가처럼, "가격은 가파르다. Semrush 자체가 거대한 매출 엔진은 아니기에, Adobe는 전략적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Adobe가 Semrush의 데이터를 수익화 가능한 AI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면, 보상도 클 수 있다."

앞으로의 크리에이티브는 질문받게 될 것이다.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이것은 어떻게 발견되고, 어떻게 성장하는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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