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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 kim Nov 29. 2023

30대에 걸려버린 암 2

대장 내시경을 하게 된 이유 

아직 젊다면 젊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 30대지만, 드라마에서 비련의 여주인공만 걸리는 암을 

실제로 내가 걸릴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결혼 후 약 6개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수술을 하고 그 후 1년만에 암에 걸린 난, 

그저 남편에게 미안할뿐이었지만, 옆에서 남편은 묵묵하게 빨리 발견되서 오히려 

너무 다행이라는 말을 자주 해주었다. 


자궁수술 후 소변줄을 끼고 있던 내 옆에도 남편이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소변통을 비워주던 그때, 

고마운마음 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더 커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인생이 뭐 내 마음대로 되는 건가? 


자궁내막증 수술 후 호르몬제를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해서 먹기 시작한 호르몬제 

이 호르몬제가 그렇게나 위험한 약인지는 잘 몰랐었다. 

호르몬제를 먹고 난 후부터 자꾸 아랫배 통증이 심했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호르몬제 부작용 중 

하나일거라는 내용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참에 대장,위 내시경 검사를 싹 해보자는 건 어떠냐며 내 의견을 물었었다. 

나는 병원 가는 게 너무 무섭고, 또 가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지만, 집념의 남편은 결국 날 대장,위, 간, 췌장 등 검사할 수 있는 부위는 다 검사하도록 도와줬다. 지금도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살고 있다. 


처음에는 의사선생님도 젊은 나이에 대장 내시경을 해, 살짝 의아해하셨지만 "신경내분비종양"이라는 암을 

발견 후에는 너무 검사를 잘 했다며,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항암치료는 물론 수술까지 가야할만큼 심각했었을 거라는 말을 했었다. 


조직검사 전 의사선생님은 정확한 암의 명칭을 말해주며, 거의 90%확실하다는 말을 했었다. 

나는 설마 설마 나는 아니겠지, 의사 선생님의 오진이길 바라며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정말 하루가 일년같이 느껴지는 긴 시간이었다. 제발 아니길.. 제발... 


애석하게도 내 바램과는 달리 조직검사 결과 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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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내분비종양은 희귀암으로도 분류가 되며, 증상도 특별하지 않아 발견되기 정말 어려운 암 중 하나이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체 기관인 내분비계를 구성하는 세포에 생기는 종양을 말하는데, 실제로 애플의 창업사인 스티브잡스도 이 암때문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암의 명칭을 알고 난 후부터 나는 겉잡을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신경내분비종양과 관련된 자료들은 모두 다 찾아보고, 그와 관련된 카페 가입은 물론, 사망율 내가 살 수 있는 확율 등 정말 다양한 상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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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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