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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가 vs. 예쁜 책 콜렉터

책이 가져온 3개월 간의 변화

어려서부터 책을 참 좋아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엄마의 말에 의하면,

한 번에 3권만 대여해 주는 도서관에서 4권을 빌리고 싶다며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결국 도서관 사서 언니가 한 권을 임의로 더 빌려주었단다.

어린 나이에 무슨 책 욕심이 그리 많았을까.


책을 좋아하는 탓에 매일 아침 출근 지옥에도 책 1권을 꼭 들고 다녔다.

그 당시 회사가 역삼에 있었는데 신도림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2호선이지만 앉아서 출근이 가능했다.

같은 시간대 열차를 타고 다니는 한 지인이 나를 보고 처음에 멋있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신도림에서 열차를 타자마자 책을 피더니 바로 자는 걸 보고 한참 웃었다고 한다.^^;

그때 읽었던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잠이 안 올 수가 없는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나길 희망했다.

한참 앤페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라는 책에 빠져 있었다.

다른 것보다 배우자가 좋아하는 책과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논하며 

책장 꾸미기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났다.

그는 자기계발서나 로맨틱한 책을 좋아하는 나와 달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

아직 우리는 서재를 완벽하게 합치지 못했다.


이렇게 책을 좋아하다 보니 주변에서 굉장한 다독가인 줄 안다.


나는 사실 많이 읽은 다독가가 아니다. 
그저 예쁜 책 콜렉터이다.


ps. 특히 우리 신랑은 최근 내가 다독가가 아니라는 것에 황당 해 하는 중이다.


항상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전공서적이나 어려운 책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끝까지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어쩌다 다 읽은 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좋아하다 보니 예쁜 책만 모아서 집에 전시를 하기 시작했다.

소녀 감성으로 책 표지도 투명필름으로 예쁘게 싸고 말이다.





2018년 새해에 '1주일에 책 1권 읽고 리뷰하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어려운 책이 아닌 제목을 보고 읽고 싶은 책부터 구입했다.

그리고 책을 1번 읽으면 웬만하면 한 번에 끝까지 다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내용이 끊기지 않고 1권이 머릿속에 다 들어왔기 때문이다.


딱 3개월.



3개월이 지나가면서부터 책 읽는 속도가 붙었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삶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흔히 말하는 산후우울증이 오는 듯했고,

일과 육아 그리고 집안일을 병행하다 보니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내 안에 화가 가득한 것이 매일 느껴졌다.

매 순간 폭발할 것만 같은 나를 잡아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아이를 재워놓고, 틈 날 때마다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3개월...

책을 통해 위로를 받은 것은 물론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니, 행동 또한 바뀌었다.

예쁜 책 콜렉터에서 다독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은 수집가가 아닌 진짜 다독가가 되는 첫 걸음을 떼면서

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 두근거림을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고, 성장하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누구든 삶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면, 딱 3개월만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 책을 읽고 싶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독다독> 카페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1cmtogrow/22123713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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