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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Jul 11. 2023

마음의 감기를 극복하는 법

가끔은 다 던져버리고 싶을 때

 복직후 5달차, 학교에서 육아, 퇴근해서도 육아. 쉴새없이 이어지는 뫼비우스 띠를 달려오며 나는 지쳐버렸다.

 세 달간 생리를 안하기도 하고, 부정출혈도 이주넘게 계속 되는 중이다. 병원을 전전했으나 크게 이상은 없다는 소견만 되돌이표처럼 돌아왔다. 그렇다면 하나 남은 건 바로 스트레스.

 그간 나는 나를 조이며 살아왔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열심히 해야한다는 강박증. 그 와중에 운동도 해야하고 독서도 틈틈이 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몰아부쳤던 지난 날들이었다. 일종의 도파민 중독이랄까. 뭐라도 해야하고 작은 성취라도 남겨야 그날 하루를 열심히 산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화수분처럼 솟아날 줄 알았던 내 에너지가 빈 드럼통처럼 고갈되어버렸다. 학교에 가면 시끌벅적한 에너지에 이미 수업시작도 전에 힘이 빠져나가버렸고 그렇게 대충 떼우는 수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상하게 바람이 푹 빠져 납작한 풍선이 된 것 같았다. 집에서도 마찬가지. 아이들 반찬도 대충 김으로만 떼우거나 냉동식품으로 주고선 넉다운 되어버린 나의 삶.

 이건 아니다 싶었다. 힘을 조금 빼고 살아도 되는데. 뭐든지 열심히 안해도 살아가지는데. 에너지가 빠졌다면 휴식을 통해 충전을 해줘야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지금 나는 마음의 감기를 앓는 중일까? 감기는 딱히 듣는 약이 없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낫는 병이다. 약없이 쉼을 통해 낫는 감기처럼. 나도 지금 힘을 빼는 연습이 필요하다. 손에 꼭 쥔 주먹을 살짝 풀어내고, 늦잠도 자보고, 학교에선 아이들과 한시간정도는 시덥잖은 농담따먹기를 주고받고, 집에선 집안일을 잠시 모른체 하고 두 아이들과 블럭쌓기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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