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내가 가장 애정하는 그림,
김환기 선생의 책 ‘어디서 무엇이 되서 다시 만나랴’에서 마주하곤 매료되었다.
투박하면서도 단아한 이 그림에 마음이 많이 동한다. 지극히 평범한 이 그림이 참 좋다. 평범이란 말은 자연스럽다는 말과도 통한다. 기교도 욕심도 보이지 않는 백자의 매끄러움이 지극히 자연하다.
백자는 보는 가도에 따라 하늘을 배경을 삼는 수도 있고 꽃나무를 삼을 수도 있다. 시시각각 태양의 농도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
백자와 자연을 한국적 풍류로 잘 담아낸 이 그림을 나는 김환기 선생 작품 중 으뜸으로 꼽는다.
책으로 먼저 접한 환기 선생의 그림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환기미술관 리노베이션 소식만 손 꼽고 있었다. 웬걸, 첫 전시관 들어서자마자 이 그림이 있지 뭐야!
그럴싸한 액자도 없이 종이 낱장에 가볍게 그린 손바닥만한 이 작품은 선생의 그 어떤 걸작보다도 더 숭고했다. 심지어는 색채가 굉장히 세련되었다고 느껴졌다.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다 되돌아가 다시 감상하곤 했다.
소원성취^,-!
40p.
코리아는 예술의 노다지올시다.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이제 전세계의 예술은 그 주제가
우리 코리아에 있다는 말이오.
환기 선생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한 화가다. 서양의 화풍으로 동양의 소재를 담은 선생의 작품에는 한국의 풍아가 잘 녹여져 있다.
미술관에도 선생의 한국 사랑이 묻어난 작품이 더럿 있었다. 한국과 서양의 문화적 경계를 넘나드는 선생의 예술 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어 좋았다.
파리와 뉴욕 유학 시절 작품들은 한국의 자연과 전통에서 벗어나 점, 선, 면의 무한한 반복으로 수행에 가까운 작품들이 즐비해있다. 실로 규모가 큰 작품들 덕에 웅장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특별전의 주제인 '영원한 것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선생에겐 무엇이 영원했을까? 관련 기사를 보면 그 답을 단번에 알겠지만, 미결로 두련다. 뭐든 답이 명확하고 정확한걸 좋아하는 이분법적인 나지만 미술을 대할때는 유동적인 상태에 머물러 폭 넓게 사유하고 싶다. 내가 미술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이유.
2월엔 무슨 전시를 하려나~
또 다른 미술 세상을 탐험하러 떠나야지!
(추천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