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센티멘탈 밸류

by Choi 최지원

1.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그저 한국인의 영화 스승 이동진 님이 추천하길래 봤다. (내 영화 지적 허영은 이동진 님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최근 가까워진 귀한 인연들과 나란히 앉아 함께 봤다. 왼쪽 친구는 꺼억 꺼억 울었고, 오른쪽 친구는 건조했다. 중심에 앉는 나는 물리적 위치처럼 때로는 마음이 일렁이다가도 때로는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았다.


2. 세대 간의 아픔을 영화라는 소재로 치유해 나가는 가족 이야기다. 그 아픔의 백그라운드는 당연히도 세대마다 다르다. 그런데 아픔은 닮아있다.


3. 어린 시절부터 주인공 노라 곁에 없던 아빠는 노라가 겪었던 아픔을 너무나도 상세히 묘사했다. 곁을 항상 같이 했던 것 마냥 말이다. 나는 아빠도 딸과 같은 시도를 했고, 딸과 같은 궤적의 삶을 살았을 것이라 추측한나. 그러니 노라가 본인과 닮았다며 술 먹고 하소연을 했겠지.


4. 영화 초반, 아빠가 건넨 영화 대본만 읽었어도 이 이야기는 이리 길게 끌지 않았을 거라는 나의 무미 건조한 감상에 같이 본 친구들은 그때 읽었다 할지라도 큰딸은 아빠를 용서하지 못했을 거고, 본인을 진정히 마주하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동생이 중간 역할을 해주었기에 큰딸이 온전히 자신을 마주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용서와 화해도 때가 있고, 곁에 함께 있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구나 싶었다.


5. 내 감정이 동요한 부분은 자매의 침대 씬이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언니는 아픔을 품었고, 동생은 치유했다. 동생은 그 덕을 언니에게 돌린다. 그 시절에 언니가 옆에 있어줬기에 자기는 다른 유년기를 보냈다고 했다. 내 옆에도 언니들이 있었다. 덕분에 따뜻했고 풍족했다. 우리가 공유한 같은 시간 속에서도 각자가 짊어진 마음의 짐과 상처의 크기는 제각각일 것이다. 언니가 없는 큰 언니의 기억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언니와 동생 사이에 낀 작은언니의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6. 동생은 노라에게 언어로 고마움을 표현했고, 아빠는 노라에게 영화로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노라는 본인 자신을 진정히 마주하며 자기 자신에게 사랑을 표현했다. 각자 자신만의 언어로 마음을 건넸다.


7. 집은 가득 찬 걸 좋아한다. 영화에서 그렇게 말한다. 낡고 닳아도 집은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다. 혼자가 너무나 익숙해진 내가 누군가 함께 하고 싶은 동요가 생겼다 조금..


8. 그나저나 "센티멘탈 밸류" 의미가 참 좋다. 내가 부여한 의미로 인해 나에게 귀중해지는 것. 지극히 감정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 가치가 참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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