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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립토노트 May 07. 2023

리플 VS SEC, 주사위는 던져졌다.

XRP와 SEC의 오랜 분쟁, 이제는 끝이 보인다.

배경 이미지 출처: 토큰포스트


안녕하세요, 크립토노트입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리플(XRP)과 미국의 증권 시장 규제 기관인 SEC 간의 오랜 분쟁에 대해서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12월부터 시작된 이 분쟁은, 3년에 가까운 시간에 걸쳐야 이제야 끝이 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법원에서 최소한 23년 상반기에는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이 되는데요, 당장 저번주만 하더라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게 조금 딜레이가 된 것 같습니다.


리플은 한국인이 굉장히 좋아하는 코인 중 하나죠. '22년 하반기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참고하면, 국내에서 보유한 암호화폐 중 리플은 ETH를 제치고 2위의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인의 코인이 따로 없네요. 

'22년 하반기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오늘은 XRP와 SEC 간의 그 오랜 분쟁이 어떻게 해서 촉발되었고, 어떤 법리적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지 한번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을 규제할 수 있는 성격을 갖은 기관은 크게 두 개가 있습니다. 바로 CFTC와 SEC이죠.


CFTC(Commodity Future Trading Commission)  
즉, 미국의 선물 거래소 & 스왑 거래 시장 규제 기관입니다. CFTC는 그 첫 글자인 Commodity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상품(증권 선물 등)을 규제하는 기관이며, 자연스럽게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있죠.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미국에서 증권 시장을 규제하는 기관입니다. Securities는 보안만이 아니라 증권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ICO와 토큰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가상자산이 '증권'인가에 대해서 집중해서 파고드는 기관입니다.

CFTC와 SEC / Shelly Palmer

즉, 정리를 해보자면 미국의 현재 가상자산과 관련된 기조는 CFTC(상품으로 볼 것인지) / SEC(증권으로 볼 것인지), 즉 이 두 개에 있습니다. 현재의 규제 기관과 기능의 역할에 있어서, 가상자산의 성격에 따라 규제 기관이 서로 달라집니다. 


리플과 SEC 사건의 본질은 SEC가 XRP를 '증권'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SEC는 2020년 12월, XRP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XRP과 투자자에게 판매하여 13억 달러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죠. 이들이 서로 소송을 제기하고 맞받아치고 있는 논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SEC의 주장: XRP가 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

XRP를 발행하는 Ripple Labs는 XRP를 최초에 사전 채굴하여, 일부 판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였습니다. SEC는 이러한 XRP의 행위가 증권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권을 판매한 행위라고 판단했죠. 실제 주식 시장의 투자 행위처럼, 소수의 투자자들을 모아서 자금을 모집한 것과 다름이 없으니깐요.


2. XRP의 주장: XRP는 그냥 디지털 자산일 뿐이다. ETH, BTC와 같은 암호화폐일 뿐이다.

실제로 증권과 다르게, XRP는 어떤 기업의 지분이나 소유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증권의 경우, 주식을 많이 들고 있을수록 높은 수준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죠. 그러나 실질적인 XRP의 소유권은 다다익선과는 거리가 멉니다. 


3. Howey Test

Howey Test는 미국 최고법원에서 정립한 법적 기준으로, 특정 금융 상품이 증권으로 간주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됩니다. Howey Test의 기준은 다음 4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되는 경우 해당 상품을 증권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리플의 경우를 한번 볼까요?


● 투자 계약: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합니다.

→ 투자 계약: 리플은 XRP를 판매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습니다.


● 공동 기업: 투자가 공동 기업에 쓰입니다.

→ 공동 기업: 투자자들의 자금은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 및 생태계 개발에 사용됩니다.


● 이익 기대: 투자자들은 투자를 통해 이익을 기대합니다.

→ 이익 기대: 투자자들은 XRP의 가치 상승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을 기대합니다.


● 제삼자의 노력: 이익은 제삼자의 노력에 의존합니다.

→ 제삼자의 노력: XRP 가치의 상승과 하락은 대부분 리플의 노력과 기술 개발에 의존하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영향력이 없습니다.


Howey Test의 네 가지 기준이 모두 리플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EC는 이러한 이유로 리플과 XRP에 Howey Test를 적용하여 XRP를 증권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SEC와 XRP 간의 분쟁은 여러 가지 법리적 쟁점에 따라 계속되고 있는데요, 작년 7월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암호화폐는 증권과 같은 방법으로 규제받아야 한다"라고 이야기를 한만큼, 사실상 SEC 입장에서는 XRP를 시작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펼치고자 하는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게리 겐슬러

XRP와의 분쟁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리플의 소송 결과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시사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만약 XRP가 승소하게 된다면,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XRP를 시작으로 다른 알트코인을 규제하기 위한 미국 당국의 움직임이 둔화될 것이고,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도 이전과 같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보는 뷰도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XRP가 패소하게 된다면, 이제부터 XRP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규제의 boundary에 진입하게 됩니다. 절망적인 관점에서는, BTC와 ETH를 제외한 대부분의 코인들이 회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실 증권으로 보게 되는 순간, 수많은 규제의 장치들이 해당 자산을 겹겹이 둘러싸게 되기 때문이죠. 


23년 5월에 들어선 현시점, 많은 사람들이 리플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XRP를 해당 이유로 증권으로 분류하기에는 법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논점이 많기 때문이죠. 그 기대에 힘입어 리플은 최근 가격 상승을 경험하기도 했죠.


이번 판결의 결과는 암호화폐 역사에 있어서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이 암호화폐 입장에 있어서 승리의 역사가 됐건, 패배의 역사가 됐건. 많은 것이 변화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암호화폐의 규제, SEC의 증권 분류. 많은 것들이 조만간 결과로 나올 것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법원의 판결만이 남았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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