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 바둑이니깐

드라마 '미생'

by Vita

병실에서 지내면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삼킴 재활 훈련과 밴드를 이용한 근력 운동 영상 시청과 글쓰기 정도다.


오랜만에 내가 감명 깊게 본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장그래라는 바둑 기사를 준비했던 인물이 결국 실패하고 차가운 사회로 나와 고군분투하는 회사 내의 생활을 다룬 드라마다.


우역곡절도 많고 동기와 직장 상사들에게 무시와 조롱도 받는 장그래. 20대 중후반까지 아무것도 이룬 것도 그 흔한 대학도 나오지 못 한 채 컴퓨터 자격증 단 1개로 장그래는 사회 속 사람들에게 함부로 판단되며 업신여겨진다.


그중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래도 내 바둑이니깐. 내 세상이니깐."

빌어먹고 조롱당하고 무시당하고 바닥인 거 같고 발밑이 보이지 않는 인생이라도 자기 삶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엿보인다.


나의 삶도 그렇다.

희망이 저 멀리 있는 거 같아도.

의지가 점점 사그라져 가는 거 같아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빚 바래져 가도.

내 세상이다.

내 바둑이다.


포기를 하면 안 된다는 신념 하나로 모든 시간에 깨어 있어야 한다.

쓰러질지언정 꿇지는 말아야 한다.

아사를 한다 해도 평생을 콧줄을 해야 한다 해도 숨이 붙어 있는 이 바둑을 끝까지 짊어가야 한다.


그게 인생이라는 경기에 대한 승부고,

내 삶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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