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생긴 거와 다르게 로맨스물을 좋아한다.
최근에 알게 된 로맨스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있는데 거기서 추사 김정희의 도망시를 읊는 장면이 나온다.
<도망시>
누가 월하노인께 호소하여
내세에는
우리가 서로 바꿔 태어나
천 리 밖에서 나는 죽고
너는 살아서
나의 슬픈 이 마음을
너도 알게 했으면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는 길에 1842년, 추사 김정희는 제주 유배 중 아내의 죽음을 뒤늦게 전해 듣는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절망,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회한이 담겨 있는 시가 바로 도망시다. 김정희는 자신의 절절한 그리움, 죄책감, 후회, 그리고 다음 생에라도라는 간절한 바람을 시에 담아놓고 있다.
얼마나 슬프면 내세에서는 입장을 바꿔서라도 알려주고 싶었을까 한다.
지금 내 곁엔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간호와 병문안을 와주는 여자친구가 있다.
물론 가족들도 많은 힘이 되고 친구들도 든든하지만 막말로 남이 될 수도 있는 여자친구는 꾸준히 내 곁을 지키고 서 있으면서 나를 돌봐주었다.
추사 김정희의 장기가 끊어질듯한 저 슬픔을 담은 붓이 남긴 슬픔을 나는 절대 그녀가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오늘도 힘든 하루지만 기어코 이끌며 가고 있다.
그녀가 절대로 도망시를 쓸 때의 슬픔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