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by Vita

수렁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이 난다.

아득한 수렁에 발은 속절없이 빠져들어간다.


그 깊이만큼 고통과 시련이 깊으리라.

알 수 없기에 더욱 공포였으리라.


우린 그렇게 잠식된다.


빛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이 난다.

어둑한 먹구름 사이에 비치는 빛기둥이 보인다.


늠름하고 당당한 그 빛에 희망을 보았으리라.

눈에 보였기에 더욱 반가웠으리라.


우린 그렇게 살아난다.


희망을 보는 건 내 눈과 마음의 방향이 결정함이라.


먹구름 사이의 빛기둥을 보는 이는 분명

내일의 해를 본다.

먹구름과 수렁을 본 이는 분명

어제의 해만을 생각하며 후회한다.


일어날 시간이다.

각성해야 할 시간이다.


두 손과 두 발을 움직여본다.

내 발은 수렁에 있지 않고 두 손은 빛기둥을 가리킨다.


우린 그렇게 결국엔 희망을 엿본다.

아니 엿보아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들의 웃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