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설을 썼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문학에 대한 소설, 예술에 대한 소설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는 이미 많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와 섞어서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SF,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도입해서 이런 주제를 풀어보려고 시도했죠.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최근에 완성한 <전쟁과 무한>입니다.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아마 이런 장르에서 문학, 예술에 대해 다룬 이야기는 보기 드물지 않을까 싶네요.
2724년을 배경으로 인류와 외계 종족 간에 거대한 우주전쟁이 벌어집니다. 이 전쟁으로 인해 고대의 유적지와 ‘무한히 위대한 문학작품’이 파괴될 위험에 처하자, 열일곱 살의 언어학자 김영환은 이를 막기 위해 은하계를 누비며 목숨을 건 모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영환은 유적지와 무한히 위대한 문학작품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을 쓰는데 영감을 준 것은 바로 고려대장경입니다. (팔만대장경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죠.) 고려가 몽골의 침입을 받았을 때 고려인들은 부처님의 힘으로 전란을 극복하고자 대장경이라는 거대한 책을 만듭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역사시간에 다들 배운 내용이죠? 사실 오늘날의 역사학자들 중에는 당시 고려의 무신정권이 불교계를 회유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팔만대장경을 조판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권력자들의 정치적 계산으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대장경을 조판한 민중들의 불심은 진심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팔만대장경은 저에게 오래 전부터 영감을 줬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자 위대한 책을 만든다'라는 게 정말 매혹적이었거든요. 전쟁과 책이라는 상반된 개념, 전쟁이라는 소멸과 책이라는 창조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저의 상상력을 자극했어요.
그래서 저는 대장경을 소재로 과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예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작품을 써보기로 했고, 여기에 AI가 문학작품을 쓴다는 설정도 넣어 봤습니다.
그리고 몽골의 침략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작중의 외계인들의 명칭은 몽골어에서 따왔습니다. 예를 들면 '쉬렐'이라는 단어는 '파괴'라는 뜻입니다.
이 소설도 출간되기 전까지 <흑마법서>처럼 인터넷에 연재해보기로 했고, 처음에는 브런치에 연재해볼까 하다가 좀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시도해보고 싶어서 브릿G라는 사이트를 선택했습니다.
<전쟁과 무한>은 전쟁 속에서 예술작품과 문화재를 지키려 애쓰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광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흥미진진한 SF 모험소설의 재미를 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전쟁과 문학이라는 상반된 두 개념을 진지하게 다뤄서 예술에 대한 저의 고민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고, 문학작품을 지키기 위해 집착하는 한 소년의 모험을 통해 인간에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이번 소설은 <흑마법서>보다는 훨씬 짧습니다. 그래서 보다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릿G에서 전회 무료로 볼 수 있는 완결 작품입니다. SF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심심할 때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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