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 <우리 모두 어린이>
어느덧 다가온 어린이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면서 곳곳에는 어린이를 위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도, 어린이대공원도 부모님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로 가득하죠. 이처럼 우리는 ‘어린이’와 관련된 전시를 떠올려보면 ‘희망’, ‘행복’, ‘즐거움’, ‘기쁨’ 등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모든 어린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는 어린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고, 지금도 수많은 커피 농장과 바나나 농장 등지에는 어린이가 힘겨운 노동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린이날과 관련된 전시를 떠올리면 이러한 내용은 찾기 힘듭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100돌을 맞은 ‘어린이날’을 기념하고자 근현대사 속 다양한 어린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아동 인권부터 시작해서 아동 노동, 전쟁 속 어린이의 모습, 세상을 바꾼 어린이의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지난 21일,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가 개최됐습니다. 개최에 앞서 기자단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는데요. 먼저, 남희숙 관장은 이번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남 관장은 “어린이날이 제정된 취지를 살려, 어린이날과 관련된 사진을 전시해보자”라는 전시에서 시작됐으며, 한국 최초로 호주국가기록원의 아동 이주 관련 사진과 미국의회도서관의 아동노동 관련 자료인 루이스 하인 콜렉션 등을 전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함영훈 연구사의 설명 아래, 이번 전시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체험’과 어린이를 배려하고자 어린이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춘 것. 사진의 위치가 성인 남성의 눈높이 보다 낮았습니다.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췄는데요. 사소한 것부터 어린이를 배려하고자 노력한 부분이 보였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의 특징은 전시의 앞 부분에 괄호([])를 넣었다는 점입니다.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특정한 주제를 전달하지 않고, 관람객들이 주도적으로 전시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1부 주제인 ‘[]끌려간 어린이’에서는 노동, 전쟁과 같은 단어를 넣어 노동으로 끌려간 어린이, 전쟁으로 끌려간 어린이 등 세부 주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1부로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먼저 노동을 선택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미국 아동노동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루이스 하인이 촬영한 아동노동 사진인데요. 사업주의 위협, 협박을 피해 촬영한 사진은 아동노동이라는 주제를 사회에 부각시켰고, 1916년 미국이 아동노동금지법을 제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다음으로 전쟁을 넣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아동의 피해는 상당합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아동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어린이 생존자들의 모습과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된 어린이 등을 담았습니다.
이렇듯 전쟁은 수많은 전쟁고아를 남았습니다. 또한, 전쟁이 끝났더라도 폐허가 된 곳에서 어린이들은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담배를 팔기도 하고, 폐허가 된 공간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남은 어린이의 모습은 전쟁의 참상을 더 비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두 번째는 [] 바꾼 어린이입니다. 역사 속에서 어린이는 그들만의 목소리로 세상을 바꿨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단순히 슬픈 존재만이 아니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지역 사회에 소소한 변화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변화하는 세상 속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4.19 혁명 당시 초등학생들의 시위가 있죠.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은 교실을 박차고 나와 민주화 시위함으로써 사회의 주체가 됐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인종차별에 대항한 어린이들의 이야기인데요. “잉크는 검은색이고 종이는 하얀색입니다. 우리는 함께 배워야 합니다” “동등한 교육을 원해요”와 같은 구호를 통해 인종차별에 대항했습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익살스러운 사진이 한 장 전시됐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끌려가는 아이. 아이는 도대체 어딜 가기에 그렇게 서러운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이 사진은 1974년, 김녕만 기자가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골목에서 촬영했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 어머니에게 떼쓰는 어린이의 모습을 담았는데요. 이처럼 어린이는 투명한 때 묻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기존 어린이날 전시의 틀을 깨트렸습니다. 따라서, 어쩌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다양한 체험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으로 바다 너머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고 공감하리라 생각하는데요. 100번째 어린이날을 맞아 전 세계 어린이의 과거와 현재, 역사 속 주체적인 어린이의 모습을 관람하기에 좋은 전시라 생각합니다.
글·기획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걸음기자단 9기 조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