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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적륜재 Jul 10. 2022

3. 책에 관한 책들 조금 더

한참을 세상일들로 분주히 보낸 다음 문득 반년이 지나 다음 글을 써보려하다 지난번 이야기 책에 관한 책들부터 (brunch.co.kr)에 누락되었던 책들 몇 권을 더 기록해보려 한다.


한두가지 그 사이 마음이 바뀐 것 중 첫째는 여기에 전자책을 포함시기기로 한 것이다. 실은 전자책을 점점 많이 사고 있다. 책장이 부족한 것이 우선 큰 이유이고, 한국책의 경우 구입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그리고 비용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전자책이 있는 경우는 절판이나 품절이 된 책의 경우에도 쉽게 손에 넣을 수가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전자책의 메모리량이 점점 늘어나는데 종이책 탈레반의 자세을 고집하는 것이 원래 이 글을 쓰게된 내 생각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상당수의 미싱링크가 발생하게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누락된 몇권의 책에 관한 책들부터 전자책을 모두 포함하도록 하겠다.


*근대서지 | 2020 상반기 | 제 21호 , 근대서지학회, 소명출판

이 책은 실은 엄격히 분류하자면 잡지라고 해야하겠지만 무려 1070 페이지의 무지막지한 모습과 정가 45000원이라는 가격을 보면 섣불리 잡지라고 부르기 주저되는 책이다. 근대서지학회는 '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궁극의 모임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대서지의 내용은 문예, 학술이 모두 들어있고, 이 세상에 이렇게 책들이 많이 나오고 또 잊혀졌는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2020년 상반기호에는 북한서지 섹션에서 동유럽에 보내졌던 북한고아들의 이후 북한 귀환 후의 삶이 드러난 북한에서 발행된 서지류에 대한 얘기들뿐 아니라 선데이서울의 서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들어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테마이다. 

근대서지 2020 상반기호 표지

*운명, 책을 탐하다, 윤길수, 궁리, 2021, 1판 1쇄

이 책의 부제는 '한 장서가의 탐서 생활 50년의 기록'이다. 어떻게 하여 장서가의 길을 걷게되었는지를 설명해주는 1부 '내 인생을 바꾼 책 이야기'와 2부 '내가 아끼는 한국문학 작가와 그 책들'에서 자신이 아끼는 주로 20세기 전반기 해방전 한국 문학책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사실 최근에 구입한 책이라서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만 책에 대한 사랑이 감출 길이 없다는 점과 말로만 듣던 근대 서적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번 소개한 박대헌씨의 '古書이야기 - 壺山房 주인 박대헌의 옛 책 閑談客說'과 상당히 비슷한 책이다.

자, 예고대로 이제부터는 전자책으로 구매한 책에 대한 책들이다. 전자책은 쇄판 기록이 달리 의미가 없으니 따로 기록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 우치누마 신타로, 아야메 요시노부, 컴인, 2018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 우치누마 신타로,  아야메 요시노부, 컴인, 2020

서울편의 부제는 '일본의 북 디렉터가 본 서울의 서점 이야기'이고 타이베이편의 부제는 '대만의 밀레니얼 세대가 이끄는 서점과 동아시아'이다. 읽다보면 약간 포인트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도서시장이 동아시아에서 최고 수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도서 관계자들이 정작 일본 도서시장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대신 한국과 타이완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찾아보려는 탐방기들이다. 서울편의 반응이 좋아 타이베이편이 기획되었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산지니, 2018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프시케의 숲, 2021

이 두권의 책은 지난번 소개한 '책이 좀 많습니다'와 '탐서의 즐거움'을 쓴 현직 헌책방 주인 윤성근씨의 또다른 책들이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의 경우는 어떻게하면 헌책방이 자립할 수 있는지 헌책방을 운영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이 주이고 한편으로 흥미롭게도 위의 두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과 반대의 방향으로 일본 진보초의 고서시장에서 그가 배운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두번째 '헌책방 기담...'은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그가 찾아준 책들과 그 답례로 수집한 사연들이 정리되어있다. 위에 소개한 '운명, 책을 탐하다'보다 조금 가벼우면서도 인간극장풍의 흥미로운 사연들이다.

   

*탐서주의자의 책, 표정훈, 마음산책, 2004

부제는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이고, 역시 독서편력에서 마주친 책들과 이에 얽힌 책들에 대한 책이다. 저자의 칼럼이나 문명을 미리 좀 알고 있었지만 임팩트가 내게 좀 약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다루는 책은 고전에서 외국 도서, 현대 도서등 종횡무진이다. 왜 내가 끌리지 않았는지는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독서만담, 박균호, 북바이북, 2017

그에 비해 아예 만담이라 작정하고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고 할 수 있다. 뭐랄까 명랑함이 엄근진을 이겼다는 느낌이랄 수도 있겠다. 전체적으로 탐서주의자와 독서만담은 취향이 다를 수 있는 같은 카테고리의 책이다.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재영 책수선, 위즈덤하우스, 2021

이 책은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이라는 부제처럼 조금 다른 분야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책수선공이다. 그러니까 오래되서 파손된 책의 장정을 다시 수선하는 사람이다. 책의 내용은 책 수선을 하게된 경위, 책 수선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수선을 하면서 만난 책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꽂이와 아이패드의 전자책 리더 목록을 대충 훑었는데 혹시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책들이 더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서재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진도를 나가려고 생각 중이다. 이 글의 처음에 소개한 근대서지의 표지는 1920년부터 1926년까지 발간된 '개벽' 開闢지의 표지들이다. 이 잡지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현담문고(예전의 아단문고)에서 제공되고 있다.  현담문고 - 문자와 상상의 거처 (adanmungo.org)

실은 이 디지털 아카이브의 신세를 톡톡히 졌던 일이 있다. 그 일과 함께 신소설과 근대 소설의 목록으로 내 서재의 구조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려한다. 


'혹시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책들이 더 있을 수도 있지만'라고 하고는 글을 발행하자마자 아차! 하고 최근에 독서계에 그냥 빼고 넘어가기 어려운 저자의 책을 내가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의 기쁨, 김겨울, 초록비공방, 2018

김겨울씨는 유투브로 처음 알게되고 뒤늦게 책을 읽었는데, 내가 지난번 이야기와 이번 이야기에서 소개한 도서가들이 갖지못한 '뉴니스' newness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비전통적 매체를 통해 가장 전통적인 책을 다루는 사람답게 시점이 아주 흥미로운 데가 있다. 이후에 나온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읽어보리라고 마음 먹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뒤늦게라도 포함을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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