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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귀복 특집 1

누구냐면, 브런치 출간 장려 프로젝트 대빵쯤 되는 인물

by 대낮

*주의: 제목의 '특집'에서 ㄱ을 떼지 마세요.

*알림: 이 글은 의도적으로 류귀복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잘 읽힌다 싶으면 그의 브런치를 구독하세요.

ㅡ알림에 대한 주의: 자기는 구독자 60 겨우 넘으면서 8000 구독자인 작가 홍보하는 거냐고 비꼬지 말아 주세요. 저는 소심한 편집자이지만 의외로 복수심이 있습니다. ㅋㅋ


시작은 죠리퐁이었다.


류귀복 작가가 내게 죠리퐁 한 박스를 주고 싶다고 했다.

받지는 않았지만 왠지 받은 것 같고 빚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요즘 종종 그의 브런치에 간다.


몇 달 전, 첫 책을 낸 작가 인터뷰집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출간 작가들은 출간 후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 브런치를 좀 돌아다녔다. '출간 중독'으로 연재하는 한 작가가 눈에 띄었다. 누구냐면 당연히 류귀복 작가다. 지금 이 글은 류귀복 작가 특집이니까.

그는 글에서 얼마나 신나게 떠드는지(사실은 쓰는지) 나도 모르게 쭉 읽고 있었다. 어느 글에서 그는 책 내려면 책 많이 읽으라고 썼다. 죠리퐁 먹고 있는 딸내미 사진까지 떡하니 투척하며 저 죠리퐁 개수만큼은 읽으라고 조언했다.


나는 책 읽는 게 일이다. 그러니까 일하느라 책을 못 읽고 있었다.

말이냐 방귀냐 하겠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읽는 게 읽는 게 아닌 내 마음은 누가 알아줄까.

아무튼 책이 고픈 마음 반, 죠리퐁이 먹고 싶은 마음 반으로 댓글에 죠리퐁 먹고 싶다고 적었다.

아니 그런데 류귀복 작가가 그날 바로 죠리퐁을 한 박스 사 주고 싶다고 댓글을 달아주는 게 아닌가.

그런데 그게 달달한 감사 인사가 아니고 책 좀 얼른 읽으라는 따끔한 조언 같았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흡사 죽비소리!


라이킷과 댓글이 동시에 울리면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몰라 얼른 그 작가를 구독해 버린다는 그였다.

아, 내가 낚인 것인가. 받지도 않은 죠리퐁 때문에 나는 그의 브런치를 구독하고 알림이 오면 글 제목을 누르게 됐다. 알림이 많이 오면 꺼버렸을 텐데 이 작가는 전략적으로 잊어버릴락 말락 할 때 글을 올리는 것 같다. 그래서 얼렁뚱땅 요새 글은 모조리 싹 다 읽은 것 같다. 이번엔 뭐라고 썼나 살짝만 볼 요량이었지만 글에다 무슨 요술을 부려놨는지 스크롤이 기어이 끝까지 간다.


요새 그는 브런치 작가들의 신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뭔 책을 홍보하나 싶어 보면 그 책을 쓴 작가 얘기고, 친분이 있는 작가 얘긴가 싶으면 출간 홍보다. 그렇게 낚여서 읽다 보면 또 거기에 출간 팁을 알차게 버무려 놨는데, 경기 히든 작가 공모전이 있는 줄은 또 처음 알았기에 이 작가 정보력이 좀 있네 싶다. 그래서 콩고물 같은 정보를 찾으러 오는 작가들도 많은 것인지, 브런치 작가들이 거기 잔뜩 모여 있다. 내가 브런치 뒷마당 한쪽 구석 응달에 앉아 혼자 돌 밑의 흙 속에 뭐가 사나 궁금해하고 있다면, 그는 브런치 앞마당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한바탕 대동 단결을 외쳐 버린다. 뭔 말이냐면, 그의 복작대는 브런치는 전혀 내 스타일 아니다.


문제는, 알림이 오면 그 제목에 가끔 내가 낚인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채수아 작가님 신간 소개가 올라왔다. 나는 채수아 작가님이 가끔 내 글을 읽고 라이킷도 눌러주시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최근에 책을 냈고, 그 제목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나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저 '사랑'은 분명 연애의 사랑은 아닐 테고 연민도 아닐 텐데, 연대인가? 아니면 연애와 연민과 연대를 모두 섞어 놓은 어떤 것인가 싶어 내용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박하게도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 책 사는 데 돈 아끼는 편집자라고 비웃을 수 있지만 별수 없다. 그게 나다. 그런데 류귀복 작가가 책을 대신 사줄 테니 읽으라고 선착순 신청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선착순에서는 밀렸지만 살짝 줄을 섰다. 추첨도 있다고 하니까. 평생에 그런 복은 없는 편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통 큰 작가가 나는 이번 이벤트에서 열외 됐지만, 그래도 읽고 싶으면 한 권 사 줄 테니 읽으란다. 그리고 그 책이 지금 배달되는 중이다. 아, 이거 참 모양이 빠진다. 품앗이가 기본인 브런치 생태계에서 혼자 고고하게 독방을 지키더니 사회성 수치 낮은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만 같다.

아무튼 그래서 채수아 작가님 책이 오면 읽어 보고 짧게나마 후기를 올릴 생각이다. 어쨌든 읽게 될 책이었나 보다 하면 된다.

그런데 나는 류귀복 작가의 책은 아직 안 읽었는데? 흠...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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