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한참 쉰 것 같은데 마지막 파일 보낸 날짜를 보니 보름쯤 쉬었다. 2주만 쉬어도 꽤 오래 일을 안 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걸 알았다. 프리랜서는 일이 끊기면 불안하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일감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소하게라도 꾸준히 들어오는 게 좋다.
오늘 일 연락이 왔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디자인을 마친 보고서다. 교정도 안 된 걸 조판했기 때문에 pdf에 띄어쓰기 붙여쓰기 표시까지 열심히 붙여 넣어야 할 것 같다. 글씨는 또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있는지, 많이 확대해서 봐야 할 것 같다. 다 하고 나면 파일이 벌겋고 퍼렇게 될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작가에게 막 받은 단행본 초교. 워드 파일이고 목차도 없다. 이제 시작하는 원고다. 이건 통으로 맡는 일이라 어느 정도 기획도 들어가야 할 테고 책 모양도 만들어야 한다.
두 일을 보는 마음이 사뭇 다르다. 며칠 내로 끝내야 하는 교정일을 먼저 시작한다. 단순 작업이다. 그런데 묘한 건 이 일을 하면서 단행본은 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보고서 열심히 볼 때는 단행본 안 하는 게 아쉬웠다. 이러다 교정만 보게 되나 걱정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이런다. 이제 시작하는 책이라 귀찮은 건가, 이름 없는 작가라 흥미가 낮나, 아니면 작가랑 목차 조율할 거 생각하니 걱정인 건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게으름이 90%지 싶다. 아직 견적은 안 보냈으니 견적에서 엎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또 아쉬워하겠지. 아무튼 쉬었으니 일을 해야 한다. 통장을 보거라.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