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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희 Jul 31. 2021

첼리스트의 서재

(송정 광어골에서)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한동안 정말 많이 바빴다.  20년 가까이 해운대 신도시에 있던 스튜디오에서 송정으로 이사를 한다.  광어골에 있는 상가 4층인데 탁 트인 넓은 오픈 테라스가 있어  약간 시골이긴 하지만 이사를 결심했다.


해운대  신도시....

 2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쳐 온 곳....

낮에  학교에  출강할 때를  빼곤  거의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보낸 셈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오고 갔고  그중에  3분의 1은 십 년을  넘어  20년  까이  함께  고  웃으며  지낸  제자들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와서  대학생이 되기까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서도  여전히  찾아와 주는  제자들이  있어  긴  세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19의 가혹한  현실은  20년

긴 세월의  무게를  서서히 걷어가 버렸다.

일 년의  반  이상을  집합 금지  행정명령에  의해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며  신입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운영은  점점  힘들어지고  

더 이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다랐다


2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친 곳이라  저녁 무렵

산책을 나가면 꼭  헌 두 명의  재자들이나  학부모님을 만나곤 했다

같은 건물의  치과 내과  외과 원장님들과도 좋은

시간을  공유했는데 막상  이사하려니 섭섭함에 마음이  살짝  힘들다

같은 건물에서  서로  배려하며 참 잘 지냈는데

.....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한 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주위에  많은  상가들이  주인이  바뀌거나  문을  닫았고  근처에  새로운 상가가  오픈했다가  얼마

안되어  문을  닫는 일이  많았다.


늘어나는  적자운영으로  무언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가 내게도  찾아왔다

작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우리

곁을 스치고 갔다.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마스크 없인 산책도

할 수 없는  환경...

집콕이  늘어나며  사람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 없고 학생들이  없는  빈 공간에서 뭘 해야 할지 불안해 허던  시간들...

엄마의  하늘의 부르심과 그 부재로 인한 방황의

간들...

그  와중에  책을 쓰고  출간한 일....

돌이켜보면 감사할 일도 많은데  그  가운데를

통과해올 땐  두려움이  더  많았다


들도 당장  다시  유럽으로  나갈 수  없어

함께  음악활동을  할 공간도  필요해졌다

매주  진행하는  에어 비 앤비  실 악 연을

위해  해운대 신도시를  떠나  조금  시골인  송정으로  눈을 돌렸다


몇 달간 발품을  펀  덕에  우리에게  필요한 곳을

찾아냈다. 상가 4층  옥텁건물인데  30평 건물에  30평 오픈 테러스가 있어 야외공연을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물론  오래된  목조주택이라  많이  낡고  어수선해서  손보아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긴 했다.


그러나  신도시에  비해  저렴한  월세와  주 아라 다양한 공간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 잘  활용하면

연주 홀과  래슨 실  방송실이  동시에  해결될 수  을 것  같았다


이곳에서 보이는 송정 바다가 예술이다. 목조건물이라 울림이 좋아 작은 실내악 공연을 진행하기에 너무 좋다. 오픈 테라스에서 바다를 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어 힐링 음악회를 매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건물이 많이 낡아 한 달 넘게 때 빼고 광내는 공사를 해야 했다.  업체에 맡기면 깔끔하게 해결되겠지만 인테리어 비용을 너무 높게 책정해서 인부를 사서 직접  발로 뛰며 공사를 했다. 덕분에 3분 1 정도의 가격으로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여유가 있으면 업체에 의뢰하면 그분들도 좋겠지만 코로나 시대에 지난 1년간의 수익이 다른 해보다

3분의 1도 안되어 할 수 없이 직접 공사하며

3분으1가격으로  딱 맞게 공사했다 ㅎㅎ


아들의 음악 방송실과 연습실,  또 다른 선생님의 편곡 사무실 , 그리고 내가 글을 고 학생들 레슨을 하는 공간 , 그리고 홀은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창문을 오픈하면 테라스와 연결되어

제법 넓은 공연장이 된다. 도심에서 좀 벗어나 시골로 온 대가로  각자의 공간과 넓은 홀을 같이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한 달 동안 공사하며 힘든 일도 많았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다  해놓고 나니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힐링 음악회도 많이 진행하고 글도 더 많이 써야겠다.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테라스에 나가 바람을 쐴 수 있어 이게 제일 좋다.


.

송정 광어골

아직도 시골 내음이 나는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가져보고 싶다.


해운대 신도시처럼  학생들이 오기에 편리한 곳은

아니지만  대신  글을   쓰고  실내악 공연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이 공간에서 진행하는 음악회와 찾아와 주 관객들과의 수많은 사연들이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는  거의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국에

사는  한국교포들이  주로 오셨만 코로나 이후

일반 고객들도 제법  많이  와 주신다


이제 또 새로운 시작이다

두려움도  앞서고 정든 곳을  떠나는 아쉬움도

크지만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첫발을 내딛는다



가끔씩  할링이  필요한 분들...

송정 바다를  버 보며 첼로와  피아노의   따뜻한

음색을 직접 들으며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

부산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음악과  함께  시  낭송하는  밤도  진행해보면 어떨까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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