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알프스의 노래

by 박민희


프랑크푸르트

2월 4일

드디어 출발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온통 마스크 천지다.

코로나 덕분에 공항에 중국인이 거의 없다. 그리고 사람도 별로 붐비지 않는다.

2월 비수기이긴 하지만 공항이 너무 한산하다


사실 여행 계획을 세워놓고 걱정이 많았다. 중국 발 신종 코로나 때문에 온 지구촌이 시끄러운 때라 해외여행을 하는 것 자체가 주변에 눈치가 보였고 혹시라도 감기에 걸려 여행을 떠나지 못할까 봐 내내 조바심이 났었다. 떠나기 전날 짐을 싸며 공항에 갈 택시를 예약하는데 답장이 없었다. 문자 전화 다 안 받기에 할 수 없이 개인택시를 하시는 교회 성도 분께 전화를 드렸다. 처음에는 새벽에 일어나실 수 없다고 거절하셨는데 다시 전화가 오셔서 태워 주시겠다고 하셨다. 연로하신 분이라 참으로 죄송했지만 여행은 가야겠기에 신세를 지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김해공항을 출발 인천공항에서 언니를 만나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했다.


인천에서의 환승시간이 너무 길어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언니랑 둘이 수다 떨고 얘기하다 보니 금방 몇 시간이 지나갔다.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지만 통로 쪽을 고집하는 언니와 창 가 쪽을 원하는 나는 운 좋게 가운데 좌석이 빈 채로 가게 되었다. 2년 만에 타는 유럽행 비행기라 살짝 긴장도 했지만 이날의 비행은 너무도 순조로운 여행을 알리는 신호처럼 한 번도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갔다

.

기내식으로 주는 된장찌개 덮밥도 너무 맛있었고 화이트 와인과 커피도 정말 좋았다. 간간이 창밖으로 내다보았던 우랄산맥과 눈으로 꽁꽁 얼어있는 바이칼 호수는 너무나 장관이어서 새삼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경배하게 했다.


이 대자연을 볼 때 나는 얼마나 미약한 작은 사람인지...

비행시간 내내 간간이 창밖을 내다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거의 12시간을 비행해서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

비가 약간 내리고 있었고 이미 해가 져서 공항은 너무 한적하고 약간은 침침했다. 날씨는 찹찹하고 차가운 공기가 매서웠다.


드디어 독일에 왔다. 스위스를 가기 위해 경유한 곳이지만 그래도 프랑크푸르트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도착하니 어둠이 내리고 도시는 차가운 비바람에 둘러 싸여 있었다. 하이디가 데테이모의 손에 이끌려 클라라의 말동무를 하기 위해 왔던 도시.. 알프스가 보이지 않아 예배당의 높은 꼭대기에 가서 알프스를 보고 싶어 했던 그 도시다. 크고 활발한 도시의 모습은 어둠에 싸여 보이지 않고 지나가는 버스와 트램이 이곳이 도시임을 알려 준다. 공항에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걸어 나오며 본 공항은 텅 빈 도시 같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저녁시간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공항에 사람이 너무 없으니 조금 스산한 느낌이다. 함께 여행하는 일행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타서 프랑스 국경마을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하는 바람에 정말 프랑크푸르트는 눈도장만 찍고 지나왔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는 지금 바로 3시간을 이동해야 하고 비가 오고 날이 어두우니 기사 아저씨의 소개와 인사는 내일 하자고 했다.


출발하기 전에 현지 한국식당에 주문한 김밥이 도착해서 스위스 여행을 하기 전 마지막 한식이라 할 수 있는 도시락을 받았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우린 너무도 잘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그래도 김밥을 받으니 냄새가 좋았다. 가이드는 아마 호텔에 도착하면 분명 배가 고플 거라며 그때 드시던지 아니면 잠들고 눈을 뜨면 분명 새벽 2시일 테니 그때 드셔도 된다고 했다. 겨울이니 창가에 두면 그 시간까지는 괜찮을 거라며 내일 아침까지는 두지 말라고 했다.


기내에서 그렇게 먹었는데도 몇 사람은 도시락을 까서 먹는 분도 있었다. 가이드가 체하지 않게 잘 드시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깐 잠이 들었다. 기내에서 잠을 거의 자지 않아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살짝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니 버스는 어둠 속을 달리고 있었다. 더 자고 싶은데 다리가 너무 아파 잘 수가 없다. 패키지여행의 일정은 공항에 도착한 후 가까운 호텔에서 자면 좋을 텐데 항상 긴 비행시간을 마치고 바로 3시간 정도의 거리를 버스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곳에서 투숙을 한다. 도시 하나를 덜 보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자고 다음날 밝은 시간에 움직이면 좋겠는데 연달아 앉아서 움직이니 그게 좀 아쉽다. 아침에 눈을 뜨면 결국 그 도시는 잠만 자고 가는 도시여서 좀 어이가 없을 때가 있다. 독일의 그 유명한 무제한 아우토반 고속도로를 우린 아주 천천히 달리며 비가 내리는 프랑크푸르트로부터 그렇게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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