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일하세요 #더많이요 #화이팅
✔ 갓 1년이 된 스타트업에 팀원으로 합류했다. 약 한 달 전에. 우리 대표님은 변호사였고, 많이 바쁘신 몸이다. 일주일에도 아니, 하루에도 몇 번의 재판을 들락날락 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신다.
✔ 면접 때도 그랬다. 퀭했다. 아니, 비대면이었는데도 화면 너머로 '피곤함'이 보였다. 그래서 대표님이 더 안쓰러웠고 궁금하기도 했다. 대표님은 어떤 사람일까?
✔ 면접 때 나는 대표님께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 투잡하면 안 힘들어요?" 대표님 왈, "너무 힘들어요. 죽을 것 같아요." 속으로 생각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 화상 면접 이후,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대표님은 이거저거 다 물어보셨다. 다 대답해 드렸고, 내가 뭘 했는지, 뭘 하는지, 뭘 할 건지도 말이다. 대표님은 나에게 같이 일하고 싶다고 대놓고 말씀하셨다. 또한, 내가 제안한 요구도 받아주셨다. 약 2시간 가량을 대화했다. 아주 긍정적인 분위기로.
✔ 하지만 긍정적이었던 분위기와 다르게 대표님께 연락이 없었다. 분명, 면접 때 "곧 근로계약서 보내드릴게요."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말이다. 속으로 생각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 이전에 합격한 컨설팅 펌이 떠올랐다. 속으로 생각했다. '뭐,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사일 뒤에 연락이 왔다. 메일로. 너무 답이 늦었다는 말과 함께 나의 바쁜 활동에 대한 걱정어린 맘도 담겨있었다.
✔ 그에 대해 "저는 100개의 몸을 가진 놈입니다!"라는 쓰잘데기 없는 드립을 날렸다. 웃기게도 그 드립을 대표님이 확인하자마자 근로계약서가 날아왔다. 그걸 보고 생각했다. '우리 대표님 멋지네ㅋ'
✔ 회사에 들어오고 난 후, 대표님에 대해 다르게 느꼈다. '우리 대표님 바쁠만 하네ㅠ' 여튼, 포지션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게 됐다. 특히, 대표님을 서포트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생각과 동시에 '서포트란 무엇일까?'가 떠올랐다.
✔ 결론은? '쪼기' 입사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 대표님을 쪼기 시작했다. "대표님 이거 하셔야 해요", "대표님 이게 있어야 다음 걸 할 수 있어요.", "대표님 이거 해야한다니까요?" 등등이다.
✔ 그래서 결과는? 사실 아직도 중요한 거 안해주시고 계신다. 바쁘다는 핑계로 말이다. 바쁘다고 말하시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 당시에는 쪼지 않게 된다. 물론, 다음 날 다시 쫀다. 대놓고 말 거냐고? 아니, 아사나 활용해서 내용을 계속 업데이트 한다. 알람이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