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회상, 2015. 06. 09

갇힌 문화

by 글쓰는개미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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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문화'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여, 그들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다. 제한된, 억압된 그리고 제약된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과 '멀리서 오는 연락'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내 돈'을 '내 멋대로' 쓸 수 없는 삶, 바로 앞에 있는 전화기를 두고 '전화를 사용해도 되나 안 되나'를 고민하는 이 삶은 이 곳이 격리된 공간이라는 것을 참담히도 느끼게 해주었다. 발언권이 제약된 생활과 속칭 '까라면 까'야하는 이 곳은 '일'등을 하면 안 되는 곳이며, '꼴'등을 하면 안 되는 곳이다. 그러기에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죽어지내며 3개월을 버텨냈다.


죽어지내며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갇힌 문화 속에서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냈다. 그것들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사람들 그 자체를 의미하며, 사람들의 존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의 욕구'이다.


대표적으로 '식욕'이 있으며, 이 '식욕'이 채워지지 않아 반란(?)이 일어난 적도 있다. 사소한 해프닝이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할까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그리고 증식 일명 간식을 주지 않아 욕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피부까지 와닿을 정도로 사람들이 행복해했던 것은 '편지'이다. 처음으로 편지가 도착하는 시점에 편지를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들의 얼굴은 천양지차. 누구는 얼굴이 퍼렇고 누구는 얼굴이 붉은. 그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것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글. 문학보다 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편지가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편지'의 영향력은 강해서 '편지'의 존재는 새로운 화폐수단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식욕'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증식'과 '우표'를 교환하는데, 이때 우표는 무엇이든 사버릴 수 있는 큰 힘을 갖는다. 물론 우표만 화폐로서의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증식'도 그와 같은 영향력을 갖게 된다.


증식과 우표는 훈련단에서 거래할 수 있는 모든 종류를 초월하여 가치를 발휘하는데, '좋은 것'에 해당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이 안에서 증식과 우표를 가진 사람들이 승자이며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되'었'다.


기본군사훈련이 끝나고 '핸드폰'과 '카드'가 허용이 되는 시점에 '두 가지'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새로운 '두 가지'가 대체물로 사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제약된 삶 속에서 그들은 '일탈'을 꿈꾸고 있다. 그들은 허락하지 않은 행위를 실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는 메르스로 인해서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바로 부대 앞 외출도 금지되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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