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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Aug 08. 2024

UX 라이팅이라는 착각

UXer로서의 UX Writing

최근 UX Writing을 작업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중 하나가, '나는 어떤 기준으로 UX Writing 작업을 하고 있는가?'였지요.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면, 최근 인프콘 2024에서 배달의민족 UX Writer 유다정님의 발표 <UX 라이팅, 느낌 아닌 논리로 설득하기>를 듣고 왔거든요. 제목부터 알 수 있듯, UX Writing 작업 시, 어떤 기준으로 구성원을 설득하면 좋을지에 대해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였어요.


구성원 설득 포인트는 간단했어요. 바로 '논리'였죠. 하지만 단어만 간단할 뿐, 실제 행하는 작업은 간단하지 않았죠. 사용자가 놓인 상황, 우리가 전달할 수 있는 가치 그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결과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야 완성된 문구가 나오기 때문이에요. 이런 측면에서 UX Writing은 역시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저의 현재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주변에서 많은 분들과 면담을 하거나, 멘토링을 하다보면 여전히 UX Writing을 '쉽게 쓰면 되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에요. UX Writer라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UX Writer의 R&R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거지요. 그 상황에 처하자 큰 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꼈달까요. 허물어지지 않을 벽을 어떻게 허물어야 하나 고민도 많았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환경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그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그 벽은 더욱 견고해질 거예요.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보니, 제가 책에 작게나마 적었던 내용들이 떠올랐어요. 그 내용으로 이번 글도 갈음하고자 하네요.





"이미지는 영화 <재즈 싱어>의 첫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에요. 이 영화는 세계 최초의 장편 유성 영화로써, 대사가 처음으로 화면을 통해 구현되었죠. 그 대사는 다음과 같아요.

"You ain't heard nothing yet"

아이러니하게도, 첫 대사가 '아직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라는 말이지만, 이를 듣는 순간에는 이미 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동시에 아직 아무것도 듣지 않은 상태가 돼요. 이러한 모순을 통해 UX 라이팅을 설명하고자 해요. 실제로 UX 라이팅 작업을 의식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는, 여러분의 서비스가 UX 라이팅에 접근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요. 앞서 말한 것처럼, UX 라이팅은 작업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진행돼요.

단순한 추측과 무작정 문구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UX 라이팅을 해낼 수 없는 거죠. 따라서 UX 라이팅의 효과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UX 라이팅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수예요. 이 가이드라인은 작성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참고 자료로, 크게 세 가지로 구성돼요. 핵심 가치와 브랜드 비전을 담은 원칙, 구체적인 문구 작성 지침, 그리고 문구 점검 체크리스트가 이에 해당해요.

이러한 분류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모든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따라서 각 회사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수정해야 하죠. 그렇지만 하나는 분명한데, UX 라이팅 가이드라인은 추상적인 측면으로부터 구체적인 측면까지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는 구조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여기서 문제 정의의 중요성은 명백하죠. 표면적으로 보이는 문제는 종종 실제로는 깊은 곳에 숨겨진 본질적인 문제의 신호일 뿐이에요. 따라서 서비스 전반을 철저히 살펴보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시작이에요. 이를 위해 서비스의 구성 요소들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해요. 즉, IA(Information Architecture), 와이어 프레임, 사용자 플로우, 퍼소나 등을 확인하는 것이 UX 라이팅 가이드라인 작성의 첫걸음이에요.

저 또한 처음에는 문구에만 초점을 맞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어요. 데이터베이스화된 문구를 정리하고, 각각의 프로덕트, 카테고리, 퍼널, UI 컴포넌트별로 문구를 나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공급자 중심의 문제만을 발견하고, 사용자 중심의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죠. 왜냐하면 문구 작성자는 사용자가 아닌, 공급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이러한 방식은 UX 라이팅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돼죠.

따라서 UX 라이팅 가이드라인을 다시 검토해야 했어요. 문제 정의 방법론이 잘못되었기 때문이죠. 올바른 접근 방식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보고, 사용자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식별하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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