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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Feb 08. 2021

창작자를 지탱해주는 '팀'

#02, 팬덤으로서의 커뮤니티

 보통 연예인을 생각했을 때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연예인의 이미지나 필모그래피를 많이 떠올렸습니다. 그 사람은 어떤 작품을 했고, 어떤 제품 광고를 했고, 어떤 건물....아.. 아닙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면서는 연예인의 맞은편에 존재하는 '팬'에 관하여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럼 저는 왜 팬을 떠올릴까요? 그건 연예인을 지탱해주는 사람들이 곧 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가적인 존재로서, 소속사도 있고, 배급사도 있습니다. 그들이 없으면 연예인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번 글에서는 '실질적으로 연예인(창작자)을 움직이는 것은 '팬'이다.'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팬더스트리 시장과 2세대 팬덤"


 이러한 방법론을 사용하게 된 것은 새로운 산업이 수면 위로 솟구치면서입니다. 바로 '팬더스트리'입니다. 이 #팬더스트리 는 'Fandom'과 'Industry'를 합성한 용어입니다. 기존 팬더스트리가 형성하는 범주는 '콘텐츠 재생산'에 한합니다. 즉, 연예인이라는 IP를 가지고 공연, 굿즈 등 부가적인 산업을 형성하면서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팬더스트리 문화'를 만들기 시작한 게 연예인도, 소속사도 아닙니다. 그건 바로 '팬들의 욕구'입니다. 이 프로세스를 단순하게 바라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팬: "연예인의 IP 제품을 가지고 싶어요. 만들어주세요."

소속사: "알겠습니다. 만들어 드릴게요. 대신 공연이나 앨범을 사셔야 구할 수 있어요." 


 사실 위에서 발생하는 팬의 목소리는 소속사나 연예인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아요. 소속사나 연예인이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활용할 뿐입니다. 단지, 소속사는 연예인 IP 라이선스를 활용하여 제품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팬에게 판매합니다. 


 팬은 이것을 구매하여 '소유'합니다. 이 소유를 통해 팬은 '연예인과의 공동체성'을 느낍니다. 일견, 연예인 덕질하는 팬의 입장에서 말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팬이고 그는 내 덕에 인기를 얻고 있어."


 여기서 말하는 '덕'은 '덕질'이 될 수도 있고 ''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 '덕분'이라는 하나의 큰 선은 같은 물결처럼 흘러갑니다. 이는 곳 '문화적 실천'이라는 언어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팬은 문화소비 중 하나를 자신의 연예인을 통해 행한 것입니다. 즉, 팬은 '소비'를 '경험' 합니다.


 이 소비를 경험한 팬들이 하나로 모입니다. 그걸 우리는 '팬덤'이라고 부릅니다. 이 팬덤은 '커뮤니티' 형태로도 등장합니다. 커뮤니티 안에서 '끊임없는 학습'이 일어나는데, 상호작용을 통해 주고받으면서 연예인에 대한 지식을 획득합니다. 또한,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차곡차곡 연예인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현상을 공부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은 제외된 '팬과 팬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그칩니다. 아직도 연예인은 팬에게 저 멀리 있는 '이상적인 존재'로만 남아있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보통 2세대 팬덤으로 다들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2세대 팬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문화가 바로 '조공 문화'입니다. 조공 문화 또한 일방향적인 문화입니다.


 그러면 '역조공 문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가 문제로 남는데, 역조공 문화 또한 일방향적입니다. 창작자가 팬을 위해 전달'만' 하는 문화이죠. 결국 2세대 팬덤 문화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요컨대 조공 문화에서 파생된 반대되는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팬더스트리 시장과 3세대 팬덤"


 2세대 팬덤의 경우, 상호 소통이 어려운 연예인과 팬의 관계 맺음입니다. 그저 '만들어서 소비한다.'의 측면이죠. 그런데 팬덤이 3세대 팬덤으로 진화하며 상황이 변합니다. 3세대 팬덤은 보다 능동적이며 적극적입니다. 헨리 젠킨스의 말처럼, 미디어 융합의 완성은 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리고 '3세대 팬덤'이 중심이 된 참여문화는 문화산업을 굴러가게 하는 권력이며 동시에 시스템 부품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변화했습니다. 즉, 그들은 콘텐츠 또는 굿즈 등 생산 과정에 개입하여, 생산과 소비를 통합하는 상호작용하는 팬덤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세대의 변화'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대의 변화가 왜 3세대 팬덤을 양성했냐?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소비 중심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이다. 둘째, 그로 인해 미디어 시장의 지형이 크게 변화했다. (여기서 밀레니얼 세대는 MZ세대를 포괄하는 형태로 이야기할게요. 둘은 확실히 다른 집단이지만, 미디어 이용 방식은 비슷하게 흘러가요.)


 '소비 중심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로 변화'한 지점을 살펴볼까요. 이 변화는 세계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월드 데이터 랩'은 2020년 이후 소비 시장의 중심을 '밀레니얼 세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계 또한 이를 반영합니다. 우리나라의 밀레니얼 세대는 2019년 기준 1,098만 명인데,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 1인 가구 비중은 55.2%이며, 월평균 소득은 278.5만 원으로 구매력을 갖춥니다.


 그리고 이들의 소비 특징을 바라보면 왜 3세대 팬덤이 유효한지 알 수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보다는 '제삼자 추천'을 더 신뢰하고, '1인 미디어'를 가까운 지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로 인해 '팬층(팬덤)'이라 불리는 기반이 중요해집니다. 


<유튜버 vs 연예인>

 두 번째 이유가 이 지점의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립니다. 그들은 TV보다는 모바일 환경에 더욱 익숙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TV에 주로 나오는 연예인보다는 OTT 시장에 등장하는 '창작자'들에 더 익숙합니다. 그 결과 1인 미디어 속 등장하는 창작자가 제삼자이며, 지인이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언가를 검색할 때, 유튜브 혹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검색을 시도합니다. 결국, 기존 TV라는 미디어가 추천해주는 환경보다, 광활한 인터넷 속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요소들에 친숙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형 변화로 인해 팬덤의 형성도 다양해졌습니다. 이를 다시 크게 나누면 하나는 '연예인 팬덤'이며 다른 하나는 '창작자 팬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작자는 제가 시리즈 글을 이야기하며 등장하는 창작자들입니다.) 사실 연예인 팬덤 또한 지형이 변화하며 상호작용에 중점을 둡니다. 하지만 실시간 소통을 통해 커온 '창작자' 팬덤에 비하여 미약한 수준입니다. 여전히 소통창구가 단순하죠. 후자인 창작자 팬덤도 상호 소통의 경우 단순해집니다. 연예인처럼 창작자가 커질 경우에 말입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처럼 창작자는 규모가 커져도 '소통 방송'을 외칩(칠)니다.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을 보며, 그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행위를 통해서 말입니다. 모든 팬들과 소통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팬들로부터 달려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대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연예인들보다는 팬덤과 소통이 지속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제가 말하고자 하는 3세대 팬덤과 창작자 관계의 핵심입니다. (아니 근데, 뭐가 이렇게 길어지는 거죠?) 또한, 팬더스트리 시장의 핵심입니다. 팬덤과 창작자 간의 소통을 통해 '공동체성'을 형성하는 것이죠. 요컨대 3세대 팬덤과 연예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정보를 팬과 연예인(창작자)이 함께 공유함으로써,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고,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즉, 우리는 공동체로 묶여있어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결국, 팬의 열정적 소비가 일어나는 부분은 연예인(창작자)의 행위로부터입니다. 얼마나 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은 정보를 나누며 '함께'라는 유대감을 형성하느냐, 그것이 핵심입니다. 무엇의 핵심일까요? 바로 '굿즈 소비'의 핵심이며, '굿즈의 가치'에 담기는 의미의 핵심입니다.




<영화 엑스 마키나>


 아 정말 쓸데없이 글을 길게 나열했습니다. 저도 정리를 하고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정리하다 보니, 뒤죽박죽이에요. 갑자기 글을 마치고 싶으니까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해봅시다.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들이 아니었어요.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창작자를 지탱해주는 팀은 '팬덤'이다.'였습니다. 짧게 2세대 팬덤과 3세대 팬덤 이야기하고, 더 깊게 1인 창작자와 팬덤의 구성을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다 망쳤네요? :D 또한,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굿즈 마케팅을 통해 만들어지는 '굿즈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 또한,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한 줄로 요약할게요. 왜냐? 제가 그만 쓰고 싶어요. 연구할 때 습관이 나오면 이거 다 퇴고하고 수정해야 하니까, 저는 가볍게 쓰고 싶으니까, 줄일게요!


굿즈의 가치는
창작자와 팬이 '같은 것'을 바라보는 공동체성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아 길었다. 영화처럼 저는 그만 쓰고 집에 갈게요. 설 전 주말 행복하게들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길고 쓸모없는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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