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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Feb 15. 2021

창작자 굿즈

#03, '팀'이 생각하는 창작자 굿즈 소비 행위

 일전에 서술했던 팬덤에 관한 형태를 너무 길게 썼어요. 그래서 오늘은 진짜 짧고 굵게 팀이 '굿즈'를 소비하는 행위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일단 이전에 썼던 글을 한 문장으로 바꿔 말하면 다음과 같아요.


 "생애과정으로서의 팬질"


 이 생애과정으로서의 팬질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팬과 창작자는 동시에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지점이 2세대 팬덤에게만 해당되는 것(경쟁적 팬덤 관계)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들에게 팬질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줄 곧 했던 일이고 자신 역시 스타와 함께 나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팬은 경제력이 없는 어린 시절 돈을 '한 푼씩' 모아 앨범, 사진 등 소소한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직장을 구해 경제력을 확보했을 때는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앨범이나, 사진은 기본이 되고, 몇 십만 원을 호가하는 콘서트 티켓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작자 덕질을 위한 '도구'까지 서슴없이 구매합니다. 예를 들면 카메라, 카메라 렌즈가 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구매하고 끝나는 행위가 아닙니다. '공유'를 통해 팬은 팬끼리 '집단지성'을 발휘합니다. 카메라를 통해 찍어낸 사진이 이제는 새로운 창작물이 됩니다. 단순히 소속사에서 뿌리는 사진뿐만 아니라, 팬이 직접 찍은 사진이 질 좋은 '굿즈'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굿즈(팬이 창작한 제품)는 '단순한 상품'의 가치만 지니지 않습니다. 팬들은 이 굿즈를 공유함으로써, 우리라는 '소속감'을 형성하고, 나아가 '친분'을 형성하는 매개체로 작동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팬들은 자신의 개인정보(이름, 주소, 번호 등)을 공유하고 나아가 오프라인 모임까지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덕질과 팬질을 단순히 창작자를 좋아하는 행위로 축소해서 볼 것이 아니라, '시간적 경험의 축적',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의 심정을 더욱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창작자'라는 존재를 통해 우리(팬덤)는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아 또, 사설이 길어지는데요. 본론으로 들어가죠. 팬이 창작자의 굿즈를 구매하는 행위를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라고 했을 때, 소비자적 태도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소비자 태도는 세 가지 정도로 나눠진다고 합니다. 첫째, 행위적 태도. 둘째, 감정적 태도. 셋째, 인지적 태도.


 그럼 이 태도적 분석을 들어가기에 앞서, 소비행위에 관하여 모두가 다 아는 '김난도' 선생님의 말을 빌려오겠습니다. 김난도 선생님은 굿즈 구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굿즈 시장의 성장에는 사랑하는 대상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고 의미를 찾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가 자리한다. 사람은 자기가 애정을 갖는 대상에 대해서는 합리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소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행위에 관하여 하나의 대상을 떠올려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애인'입니다. 제가 '애인'을 지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가족'도 떠올리고 '남편', '아내'도 떠올려 봤는데, 아직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이라는 행위를 벗어나,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는 '애인'을 대상으로 하면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모솔분들 죄송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소비자 태도 세 가지는 풀어쓰면 다음과 같아요. 행위적 태도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좋다고 가정되면 구매행위로 나타난다. 감정적 태도는 한 번 호의적인 감정을 느끼면 긍정적 영향이 발생하여 지속적으로 찾고 방문한다. 인지적 태도는 감정적 태도와도 연관되어 자극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으로 형성된다.


 근데 이 태도가 팬이 덕질하는 '창작자'와 결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김난도 선생님의 말처럼 "합리 여부를 따지지 않"고 구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행위적 태도에서 이미 창작자가 '반영된 제품'이라면, 주관적인 판단에서 좋다고 가정이 됩니다. 감정적 태도에서는 창작자한테 호의적이기 때문에 그가 '반영된 제품' 또한 긍정적입니다. 인지적 태도에서도 감정적 태도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자극이 반영되기 때문에 이미 '구매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창작자들이 팬과 라이브를 할 때, 창작자의 질문은 즉답으로 돌아옵니다.


 "내가 굿즈를 제작하면 누가 살까요?"


 이런 질문은 구매 행위를 유도하는 것이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굿즈가 팔리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들어간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해 팬들은 즉각적으로 대답합니다.


 "나요!", "저요!"


 이에 더해 굿즈를 처음 제작해서 파는 게 아니라면 팬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언제 OO님 굿즈 구매하지 않은 적 있어요?"


 실질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알 수는 없지만, 저는 그 팬의 발언이 이해됩니다. 저의 지인(MZ세대는 인플루언서를 지인이라고 생각합니다.)이 굿즈를 판매하면 구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번째 구매는 그렇게 진행할 수 있지만, 두 번째 구매는 망설여집니다. 저는 여기까지가 2세대 팬덤을 접한 세대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망설여지느냐? 처음에는 '인정(人情)'으로써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이게 진짜 실용적이냐?' 즉, 나한테 필요하냐를 따지게 됩니다.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때도, 처음에는 인맥의 힘을 빌려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지만, 두 번째부터는 제품의 '질'에 따라 성공의 승패를 가릅니다.


 요 몇 년 사이 MZ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그 창작자는 '인간'이 될 수도 있고, '캐릭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즉, MZ세대의 팬질-덕질 소비 패턴이 변화했다는 겁니다. 최근 들어서 말이죠. 여기서부터 3세대 팬덤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뜬금없이 MZ세대를 들이밀어서 좀 그런데, 이게 전문적인 논문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흐름을 좀 막무가내로 하겠습니다. 소비 중심으로서 MZ세대가 떠오른 배경은 언젠간 설명하는 걸로 할게요.....


 '굿즈 시장'이 연예인으로만 한정됐을 때와 다르게, 다양한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소비 패턴 자체가 변화됐습니다. 한 기사에서는 이를 "굿즈 소비의 진화"라고 표현했는데, MZ세대는 굿즈 소비를 통해 "자기표현과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을 근간"으로 합니다. 미니홈피 시절처럼 개인의 개성만을 표현하던 때와 다르게 '공동체'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SNS를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SNS 활용의 종착지는 "개인적 만족을 위한 소비를 넘어 취향 공동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대중의 욕망"이 투영됩니다. 하지만 대중의 욕망은 '정체성 표현'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서브컬처라 불리던 대중의 문화가 점차 소비의 중심, 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설이 길어지게 될까 봐 짧게 이야기하자면, '오페라 보러 갈래?'라고 했을 때와 '뮤지컬 보러 갈래?'라고 했을 때 다가오는 느낌의 차이를 떠올리면 됩니다. 물론 저에게 여전히 뮤지컬은 비싼 문화입니다. 영화나 즉답으로 "그래 보러 가자"할 수준이죠. 다시 설명하면 이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가심비냐 가성비냐'


 이에 대해서 차경욱 교수님의 말을 빌리면 "요즘 굿즈는 상징적 소비를 넘어 기능을 고려하는 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 가성비를 따지는 팬이 있고, 가심비를 따지는 팬이 있죠. 물론, 진성 팬이라면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진성 팬은 의미가 없습니다. 보통 이 팬질이라는 게 창작자에게 관심을 받으면 더욱더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 행위인데, 창작자가 그 팬에게 관심이 조금이라도 사그라들면 금방 다른 창작자로 넘어갑니다.


 또한, MZ세대의 소비 특성답게 그 창작자가 MZ세대의 소비 기준(친환경성, 공정성, 실용성, 다양성)에서 벗어난다면 금방 다른 창작자를 찾아 떠납니다. 2세대 팬덤과 다르게 그들이 팬질할 대상이 엄청나게 많고 또한 접근도 쉽기 때문입니다.


 창작자들에게 팬의 경계는 솔직히 존재하지 않아요. 창작자끼리 싸우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연예계에서는 인기 때문에 사이가 안 좋은 연예인들이 있었습니다. (물로, 실은 친했지만 언론 플레이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된 지금 창작자들은 '합방'도 자주 하면서 서로의 친분을 드러내죠. 게다가 서로가 서로를 추천해줌으로써 돈이 들지 않는 팬질, 유튜브의 '구독과 좋아요'를 클릭하도록 유도합니다.





 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뭘 말하고 있었죠? 또 쓸데없이 길어지네요. 오늘도 갑자기 짧게 요약하고 끝낼게요. 오늘 운전 많이 한 상태라 피곤하여, 하하. "3세대 팬덤에게 있어 굿즈 소비 행위는 단순히 호감만으로는 어렵다."입니다. 그게 왜 그러냐고요? 첫째, 소비 중심 세대가 MZ세대로 변화했다. 둘째, 3세대 팬덤은 팬질하는 대상을 쉽게 바꿀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굿즈를 제작함에 있어 가성비냐 가심비냐 따질 필요가 있다." 이겁니다.


 아 근데 굿즈 제작할 때 진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콘텐츠 기능에 집중하라. 단순히 기능만 설명할게 아니라, '이 제품이 어떠한 이유에서 탄생했다.'라는 스토리를 입혀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기업들의 굿즈 제작 제품만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굿즈는 단순히 판매하는 게 아니라, 마케팅으로써도 역할을 충실히 한다. 굿즈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본 제품(브랜드)의 정체성과 재미를 제공해야지만 소비자들도 충분히 구매할 때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소비자의 심리가 중요합니다.


 셋째, 단순히 굿즈는 제품+브랜드뿐만 아니라, 지역적 상생 연계를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갑자기 왜 이야기가 나오냐고요? MZ세대 소비 특성을 봤을 때, 스토리를 입히기 가장 좋은 방안이 '지역적 특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 때, 정말 굿즈 기획 범주가 확 좁아져서 편해집니다.


 아 또 엄청 길어졌네요. 만나면 말도 제대로 안 하는 놈이 글 쓸 때는 정말 쓸데없이 길게 써요. 게다가 중구난방이라죠? 다음에는 진짜 미리 정리해서 글을 어떻게 쓸지 개요부터 적어놓고 해야겠어요. 안 그러면 뭔 말을 하고 있는지 저도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갑자기 확 줄여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 설 명절 연휴 이틀 남았는데, 열심히 연휴를 향유하고, 여유를 소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이 연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요. 그럼 모두들 이번에도 사랑합니다.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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