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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혜 Jul 21. 2022

최초의 기억

땀이 송글, 소파가 까슬. 회색 소파 커버를 우르르르 내달리는  손가락. 손끝이 와글와글. 엄마가 골랐을 하얀 소파 덮개 사방 두른 레이스가 만들어 주는  기분. 뭐든   있지. 은색 샤시 창호. 태양은 네모, 네모, 네모로 검붉은 마루에 떨어지고. 팽팽한 나무 바닥이 ! 빛을 튀긴다.  자리는 소파 꼭대기.  등에 오른  쿵닥쿵닥. 이리로 저리로 달려보는데  등을 밀치며 길을 좁히는 거실벽의 방해가 만만치 않다. 엄마는 찰강찰강 부엌을 가린 구슬발 뒤에서 달그락. 나를 보지 않는 엄마는, 싱크대만 보는 엄마는, 등짝이 씰룩씰룩 엄마는 웃고 있을까. 다시 뒤로 돌아 네모, 네모, 네모의 하얀 빛을 너머 질주. 그러다 하늘 위 절벽에서   곳이 없어 우뚝, 낙하! 소파 등받이에 주르륵, 꽃그림 방석 위로 풀썩, 단단한 마루 위로 용감하게 철퍼덕. 히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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