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는
그저 태어나고
자라고
닳고
사라지는 흐름이다
얼었던 물이 녹고 다시 얼어붙듯
나뭇잎이 떨어지고 새순이 돋아나듯
세포가 분열하고 소멸하듯
별이 생기고 꺼지듯
인생도
그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은
그 안에서 의미를 묻는 존재라는 점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왜 사랑은 끝나고
왜 몸은 늙고
왜 죽음은 피할 수 없는지
끝없이 왜라고 묻는다
하지만 자연은 설명하지 않는다
인생이 자연섭리라는 말은
"모든 것이 불가피하다"는 뜻에 가깝다
불가피함 속에서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자유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다
울 것인가, 기록할 것인가
붙잡을 것인가, 보내줄 것인가
의미를 둘 것인가, 흘려보낼 것인가
자연은 묻지 않지만
인생은 우리에게 묻게 한다
그래서 인생은
자연섭리이면서 동시에
의식이 깃든 통과의례이다
피할 수는 없지만
무의미하게 지나갈 필요도 없는
그런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