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이루는 길 (5)

2-3 내 것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by 산바람

2-3 내 것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나는 ‘나’에 대해 잘 모르지만 늘 나의 것, 내 것이라고 말해요. 내 몸, 내 마음, 내 책, 내 옷, 내 장난감 모두 내 것이라고 말해요. 동생이 내 책을 입에 넣으려고 하면 “안 돼. 내 책이야.”라고 말하지요. 동생은 내 것이라고 말을 할 줄 몰라요. 동생이 마음속으로 ‘나는 이 책을 먹고 싶어.’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책이 말을 한다면, “나는 먹히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겠지요. 나는 어떨 때 내 것이라고 말할까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줄게요.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예요.

“물음아,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내가 써 버리면 되지요.”

“오! 아주 비슷한데. 자, 여기 사탕이 있다고 하자. 이 사탕을 온전히 물음이 것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가방에 넣어요.”

“그럼, 아빠가 꺼내 먹으면 어쩌려고?”

“아, 지금 먹어버려요.”

“그래. 바로 그거야. 온전히 내 것으로 하는 것은 먹는 것이란다. 사탕을 먹으면 아무도 가져갈 수 없지. 그리고 그 사탕은 삭혀져서 네 몸의 한 쪽이 되는 것이지. 네 몸의 어느 한 쪽을 가져갈 수는 없으니까.”

“그럼 먹지 않으면 온전히 제 것이 될 수 없나요?”

“그것은 참 좋은 물음이구나. 가방에 넣은 사탕은 네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이 가질 수도 있지. 또 네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있고. 그러니 온전히 네 것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거지.”

“내 것이라고 하는 것들을 모두 먹을 수는 없잖아요. 그럼 내 것은 어떻게 내 것이 되는 것인가요?”

“온전히 네 것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네게 사 준 공책은 네 것이야. 그러나 그 공책을 꼭 너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네가 쓰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함부로 공책을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이지.”

“아빠, 먹을 수 있는 것만 먹는 것이 아니에요.”

“무슨 말이니?”

“‘마음을 먹는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와! 우리 딸, 아주 똑똑한데! 그래,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그 마음먹은 사람만이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지. 다른 것 또 찾아보자. 뭐가 더 있을까?”

“욕도 먹어요.”

“그래, 욕을 먹으면 온전히 제 것으로 되는 것이니까 욕을 먹지 않도록 해야겠구나. 아빠도 생각났다. 챔피언도 먹는다고 하지. 허허허. 재미있네. 옜다, 꿀밤 먹어라.”

그러더니 내 이마에 꿀밤을 먹이려 했어요. 나는 잽싸게 피했지요. 아버지와 나는 한바탕 웃었어요. 그리고 말을 이어갔어요.

“그런데 아빠, 내 것이라는 것이 무슨 말이에요. 알긴 알겠는데 내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네 것은 네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은 네가 쓰라고 하기에 앞서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지. 그런데 네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알지?”

“예. 아빠. 물건들은 생겨난 것이에요. 함부로 하면 안 되고 바르게 써야 돼요.”

나는 이제 학교에 다니게 되었으니까 ‘나’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예요. ‘나’가 무엇인지 배우면 되잖아요. 나는 천천히 그리고 곰곰이 ‘나’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내가 바라는 것은 아주 조금만 가르쳐 줘요. 물론 재미있는 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요. 아직 1학년이라서 그런 것은 가르쳐주지 않는 걸까요?

어느 날, 아버지께서 저에게 물었어요.

“물음아, 너는 왜 학교에 다닌다고 생각하니?”

나는 씩씩하게 말했어요.

“배우러 다녀요.”

“그렇구나. 배우러만 다니니?”

“친구도 만나요.”

“그래, 배우고 친구들도 만나러 학교에 다니는구나. 그것도 있지만 이런 것도 있단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르게 고셔서 알게 하려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일들을 겪어보려고 다닌단다. 또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큰 사람이 되는 바탕을 다지기 위해서 다닌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잘못 안 것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다닌다는 것과, 친구들과 지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내기 위해서 다닌다는 것과, 큰사람이 되는 바탕을 다지기 위해서 다닌다고요? 엄청나게 어렵네요.”

“우리 물음이가 또렷하게 알아들었네. 그리고 학교에 다니면서 무슨 말인지 차차 알게 될 거야.”

나는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키가 클 텐데 큰사람이 되기 위해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곁에서 잠자코 계시던 할아버지께서는 내 마음을 눈치라도 채신 듯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물음아,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다운 구실을 해야 하고, 사람다운 구실을 하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 큰사람이여.”

할아버지께서는 뭔가 할 말이 더 있는 듯 보였지만 더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큰 사람은 무엇이고, 구실은 무엇이고, 나는 이미 사람인데 또 사람이 되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여러분은 왜 학교에 다니는지, 학교에 다니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그래도 한 가지 또렷한 것은 내가 부족하거나 모자람 없도록 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거예요. 친구들도 모른 것을 배우려고 학교에 다니고 있을 걸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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