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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깨가루 May 23. 2024

수능 사탐과 과탐,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창

수능 사탐과 과탐은 과목수가 다양하여, 학생들이 흥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어, 영어, 수학은 기본적으로 언어와 숫자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사탐(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사 등, 그리고 한국사)과 과탐(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은 그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흥미와 취향에 맞게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한 측면이 있는데, 사탐과 과탐은 각 과목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사탐과 과탐 영역의 각 과목들은 해당 학문의 영역에서 발전, 축적시킨 개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개념들을 알고 있는지, 그러한 개념을 여러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싶을 것이다. 여기에서 탐구 영역의 시험 출제 원리가 도출된다. 축적된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알고 있는 정도인 "지식"을, 그리고 독해력, 수리력, 논리력 등을 통해 그러한 지식을 활용하는 정도인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제 유형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볼 수 있다.


수능 사탐, 과탐 영역의 문제 유형


지식형 문제는 개념을 암기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이다. 복잡하게 얽힌 개념들을 출제하거나, 다양한 개념을 동시에 출제하면 난이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기능형 문제는 문제에 주어진 조건 혹은 자료를 가지고 이해, 추론, 계산 등의 사고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이다.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 과정을 복잡하게 하거나, 조건 혹은 근거를 찾기 힘들게 출제하면 난이도가 올라간다. 지식기능형 문제는 지식과 기능을 혼합하여 출제하는 문제이다. 학습한 개념을 알고 있어야 됨은 물론이고, 이를 사례에 논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수능형 문제라고 하면 지식기능형 문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앞서 여러 글에서 수능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기출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사탐과 과탐 또한 다르지 않다. 6월, 9월, 수능 기출문제를 통해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지식과 기능을 확인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출 분석은 공부의 지름길이고, 성적을 효율적으로 향상하는 좋은 방법임을 잊지 말자.


탐구 영역 각 과목에 대한 기출 분석은 독자의 과제로 남기고, 우선은 2023학년도 대비 수능 문제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문제 유형을 확인해 보도록 하자. 다음은 2023학년도 대비 사회문화 17번, 생명과학I 3번 문제이다. 한 번 풀어보도록 하자.




위 문제들은 지식형 문제이다. 사회문화 17번 문제의 경우에는 사회 변동 이론 중 진화론과 순환론 지식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생명과학I 3번 문제는 사람의 물질대사와 관련하여 이화 작용, ADP, ATP 지식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개념 공부를 통해 이러한 지식들을 충분히 익혔다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답은 각각 ④, ⑤ 이다.


이어서 2023학년도 대비 사회문화 10번, 생명과학I 18번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자.


사회문화 10번 문제는 기능형 문제이고, 생명과학I 18번 문제의 경우에는 ㄴ, ㄷ 선지가 기능형 문제이다(ㄱ은 지식기능형 문제이다). 사회문화 10번 문제는 사회문화를 공부하지 않았어도, 표를 읽고 각주에 나오는 여성 임금비를 활용(적용)할 수 있다면 문제를 풀 수 있다. 즉, 이 문제가 요구하는 기능은 자료해석능력인 것이다. ①번 선지 ㉠에 대한 판단을 해보면, 20대와 관련된 자료를 통해 "여성 평균 임금=남성 평균 임금 X 0.9"임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75=[ (100 X 0.9 X 1.45) / {100 X (㉠ / 100)} ] X 100" 이므로 결국 ㉠은 180보다는 작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145는 150보다 작다는 것을 활용하면 복잡한 계산 없이도 판단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고 과정을 모든 선지에 적용하여 풀면, 답은 ① 이다.

(※ 필자는 위 문제를 풀 때 지수 개념은 고등학생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만약 이것도 지식이라고 판단한다면 이 문제를 지식기능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기능형 문제인지, 지식기능형 문제인지의 경계는 어떤 지식까지를 상식으로 볼 것인지와 연관된다.)


생명과학I 19번 ㄴ, ㄷ 선지 역시 생명과학I을 공부하지 않았어도 풀 수 있는 선지이다. ㄴ 선지는 추론능력을, ㄷ 선지는 실험이해(독해)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답은 ② 이다.


이어서 2023학년도 대비 사회문화 12번, 생명과학I 17번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자.


사회문화 12번과 생명과학I 17번 문제는 지식기능형 문제이다. 자료를 해석하고, 각 과목의 개념을 적용하여 문제를 풀 수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사회문화 12번의 경우  <자료1>에 제시된 다이아몬드형 계층 구조(지식)와 정보를 활용하여 A는 상층, B는 하층, C는 중층이라는 것을 추론(기능)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료2>를 해석할 수 있고 피라미드형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다면, 선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답은 ④이다.


생명과학I 17번 문제는 상염색체, 상동염색체, 대립유전자, 동형접합, 이형접합, 감수분열, 염색체 비분리 등의 개념(지식)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으며, 이러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제시된 <표>를 해석하고 빈칸 정보를 추론(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표>를 살펴보면, 어머니한테 모든 대립유전자가 있으므로 ㉡=2가 된다. 모든 대립유전자가 있으므로 ⓐ=ⓑ=ⓒ=ⓓ=1이다. 그리고 아버지의 경우 ⓒ가 X(엑스) 이므로 ⓐ, ⓑ, ⓓ 중 하나가 2가 되고, 그 대상은 동형접합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감수분열의 원리를 활용하여 문제를 이어 풀면 ⓑ=2인 경우에는 자녀1에서, ⓓ=2인 경우에는 자녀2에서 모순이 발생되게 되므로 결국 ⓐ=2, ⓑ=1, ⓒ=0, ⓓ=1가 된다. 이를 통해 ⓐ와 ⓒ가 한 쌍, ⓑ와 ⓓ가 한 쌍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경우의 수를 따져 ㉠=1 또는 ㉠=3 임을 추론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자녀1에 주목해 보도록 하자. 아버지의 경우 ⓐ=2이기 때문에, 감수분열의 원리상 자녀1의 ⓐ는 O(동그라미)가 된다. 그리고 "ⓐ와 ⓒ가 한 쌍, ⓑ와 ⓓ가 한 쌍"임을 통해 ⓐ=2, ⓑ=0, ⓒ=0, ⓓ=2 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1 또는 ㉠=3이고, ㉡=2이기 때문에 결국 ㉢=0 또는 ㉣=0 또는 ㉤=0이 된다. 즉, 자녀1~3중 한 명은 대문자로 표시되는 대립유전자의 수가 0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자녀가 가지고 있는 ⓐ는 소문자가 된다. 그리고 "ⓐ와 ⓒ가 한 쌍"임을 바탕으로 ⓒ는 대문자임을 추론할 수 있다. 한편 자녀1의 경우 ⓐ=2, ⓓ=2 인데, ⓓ가 대문자라면 ㉢=2가 되어, ㉡=2와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는 소문자가 되고, "ⓑ와 ⓓ가 한 쌍"임에 근거하여 ⓑ는 대문자가 된다. 결국 ㉢=0이 도출된다.


이제 자녀2,3에 주목해 보자. ㉣과 ㉤은 3과 4중에 하나와 매칭이 되는데, ㉣과 ㉤은 자녀2,3 각각의 ⓑ와 ⓒ의 개수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자녀2,3 모두 ⓐ가 있으므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과 ㉤의 최댓값은 3이다. 그런데 자녀3은 염색체 비분리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이 4가 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결국 ㉣=3, ㉤=4 가 도출된다. 여기에  "ⓐ와 ⓒ가 한 쌍, ⓑ와 ⓓ가 한 쌍" 임을 활용하여 자녀2의 경우에는 ⓐ=1, ⓑ=2, ⓒ=1, ⓓ=0이, 자녀3의 경우에는 ⓐ=1, ⓑ=3, ⓒ=1, ⓓ=0 이 최종 도출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선지 ㄱ,ㄴ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염색체 비분리 개념과 유형을 활용하면 선지 ㄷ의 정오판단도 가능하게 된다. 답은 ①이다.


결국 탐구 영역의 공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기출 분석을 통해 과목이 요구하는 지식과 기능을 확인한다

2. 지식(개념)은 필요한 범위를 정하여 암기한다.

3. 기능(자료해석능력, 논리력 등)은 반복적으로 훈련하여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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