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야구 좋아하세요? 컴투스 프로야구 게임 광고에서 본 카피다. 나는 이런 카피를 만나면 그날은 정말 기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카피이기도 하고 여전히 이런 카피를 좋아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카피를 누가, 어느 대행사에서 온에어 시켰는지 찾아본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매일 하는 광고와 카피 공부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시간이다. 나는 이렇게 나에게 말하듯이 전해오는 카피가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피하면 언어유희, 말맛, 기발한 말장난으로 많이들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카피들이 그렇게 쓰인다. 그리고 곧 잊힌다. 비슷한 유형의 카피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억에서 금방 밀려 사라진다. 하지만 자연스럽고 담백하게 솔직하게 말하는 카피는 잊히지 않는다. 이건 내 특징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잘 잊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런 유의 카피를 '스며드는 카피'라고 칭한다. 나의 애칭이다. 내가 추구하는 한발 더 나아간 UX에서도 이렇게 스며드는 카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이 UX의 좋은 시작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야구 좋아하세요?"라는 카피에 "아니오. 좋아하진 않습니다만"이라고 혼자 대답하면서 광고를 봤다. 오늘은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