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도 카피다
카피는 글이다. 그렇다면 글이 담기는 그릇은? 그것도 역시 카피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같은 메시지도 어떤 장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정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나에겐 장르도 카피다. 그래서 이름을 붙여 주었다. 난 이름 붙여주는 것을 좋아하니까. 카피를 담겨 있는 그릇을 말 그릇이라고 정하였다. 말 그릇은 내 카피를 담고 있는 무형의 보자기 같은 언어다. 텍스트로 읽히진 않지만 전체적인 메시지로 느껴질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해 보자면, 고소하다 라는 메시지를 펑키퐁키한 애니메이션에 담아 전달할 때와 막고소하다 라는 막장 드라마 장르로 전달할 때와 고소를 하는 법정 드라마로 전달할 때와 하이틴 드라마로 전달할 때와 미국 80년대 시트콤으로 전달할 때와 노래로 전달할 때와 팝페라 또는 Mini Soap으로 전달할 때는 각각 다르다. "고소하다." 라는 메시지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담기는 장르에 따라 고소함이 다가오는 느낌은 확확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장르도, 때로는 형식도 카피라고 생각한다. UX시대로 넘어오면서 카피를 글이 아니라 경험으로 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이 카피에 어떤 장르를 입힐 것인가가 중요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카피의 외연을 확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콘텐츠 아이데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UX를 디자인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이 들수록 욕심을 줄이고 적당히 만족하면서 살아야 행복하다는데 반대가 되어가니 큰일이다.